(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미국의 지난 1월 소매판매에 대해 뉴욕증시가 하락하고 미 국채가격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무엇보다 기대가 컸던 데 비해 결과가 이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한 4천14억달러(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의 예상은 0.9%, 마켓워치 예측은 1.0% 증가였다. 이에 비하면 실제 증가 폭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작년 4월 이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고, 실업률은 2009년 2월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도 감소해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고용시장 개선에 따른 소비지출 증가를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다소 달랐던 것이다.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국채 가격이 상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 증권거래에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오전 0.28%가량 하락했다.

소매 판매의 부진 원인이 `자동차'에 있다는 것도 관심을 끌었다. 자동차 산업을 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그동안 날 선 대립을 해왔다.

미 공화당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기금 지원에 대해 비난하고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국정연설에서 "미국 신형차들이 곧 서울 거리를 달릴 것"이라고 밝히는 등 자동차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자신의 치적이자 재선 공약으로 강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크라이슬러 등 일부 자동차 기업이 1월 판매가 급증했다고 애드벌룬을 띄웠지만, 소매판매 집계 결과 이것이 대규모 할인에 의존한 판촉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이 생겼다.

1월 소매 판매는 늘었지만, 유독 자동차 판매는 1.1%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분을 빼면 1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시장 예상을 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라며, 자동차 판매 부진이 이번 소매 판매 부진의 주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뉴욕멜론은행의 마이클 울포크 전략가는 "날씨가 무척 따듯했는데도 소비자들은 쇼핑을 즐긴 것 같지 않다"며 "예상치 못했던 자동차 판매 부진도 우려되지만, 온라인 판매가 계속 줄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wo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