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대규모 투자비용이 발생했던 현대제철이 다음 달 고로 3기 완공을 앞두면서 재무구조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고로 3기 투자비용만 3조원이 넘어가는 등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현대제철의 재무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이에 대해 비교적 양호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금 상환의지를 보이고 있어 대형 M&A나 추가 투자만 아니라면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됐다.

30일 연합인포맥스 기업 재무제표(화면 8108, 8109)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09년 말 4조6천억원이었던 현대제철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올해 6월 말 10조7천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현대제철이 총 3조2천600억원을 들여 연산 400만t의 고로 3기를 건설하는 등 투자비용 발생으로 차입금 증가세가 지속된 것이다.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140.76%와 48.80%로 전년 말보다 7.30%포인트, 3.83%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규모가 대폭 확대되면서 재무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건설ㆍ조선 등 수요산업의 악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제철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조801억원과 3천2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9%와 36.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6월 말 연결기준 현대제철의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 규모는 1조36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00억원 가량 감소해 현금 유동성도 축소됐다.

그러나 고로 3기 준공 이후에는 투자부담 감소로 차입금 상환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상반기에 약 7천800억원을 투입해 고로 3기 투자를 완료했다. 특히 고로 3기 완공으로 고수익 전략제품 생산이 늘어 수익성도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현대제철은 내년 4천~5천억원, 2015년 1조원 이상 상환을 계획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9년 현대차 지분 5.8%를 현대모비스에 1조3천억원에 팔아 자금을 조달하고 현대카드 지분 5.44%를 지난 4월 현대차에 매각해 1천752억원을 확보하는 등 재무부담 완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현대제철은 대규모 차입부담에도 일관제철투자와 관련한 외부자금조달이 장기 저리의 수출신용금융 등 만기 장기 차입금 중심으로 이뤄져 상환부담이 일정수준 분산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보유 현금성 자산과 현대모비스 등 보유지분 가치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대응 능력이 우수한 수준"이라며 "다만 업황 악화 등에 따라 매출감소와 수익성 하락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한 만큼 차입금 축소 여부에 대해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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