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엔저에 힘입은 일본 자동차업체의 공세 영향으로 현대자동차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합도가 높은 일본 자동차업체가 제품가격 할인과 제품 및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증가를 통해 시장경쟁 압력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재무제표 분석(화면 8109)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4조5천505억원과 4조2천750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7% 감소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국내공장의 가동률 저하와 1분기에 발생한 리콜 충당금 등이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엔저에 따른 일본 완성차업체의 공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엔화 약세가 일본 경쟁업체의 수익 증가 등 재무역량 강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분기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이후 도요타보다 높은 마진을 보이던 현대차는 지난 1분기 이후 도요타에 추월당했다. 지난 1분기 도요타는 엔화 약세에 힘입어 EBITDA 마진이 7.7%에서 13.9%로 급증해 현대차를 앞질렀고 2분기에도 도요타(15.2%)는 현대자동차(13.2%)보다 높았다.

지난해 말부터 엔저를 중심으로 한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일본 완성차들이 가격할인 등을 통해 판매량 회복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상윤 S&P 한국기업신용평가 팀장은 "도요타 등 일본 경쟁업체들의 시장 지위가 현대차보다 우위에 있다"며 "엔저에 힘입은 일본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압박을 받는 등 현대차가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현대차가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 만큼 엔저 영향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 규모는 22조1천79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5.38% 증가했다.

한편, 중국 자동차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가 현대차에 '구원투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자동차 수요에 힘입어 내년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판매성장률을 4.8%로 전망하며 향후 12~18개월간 자동차 산업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포크 프레이 무디스 기업금융부문 선임 부사장은 "내년의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올해 성장률 예상치인 3.2%보다 높은 4.8%로 전망된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이 계속해서 GDP 성장률보다 높아 올해와 내년 자동차 수요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지난 1월의 전망치인 7% 대비 높게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4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현대차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중국공장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7% 늘어난 51만1천대였다. 이는 현대차 글로벌 전체 판매(239만919대)의 21.3%를 차지한 것이다. 중국공장 매출액도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한 8조9천60억원을 기록하는 등 미국과 유럽공장 매출 합산 6조6천290억원을 넘어섰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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