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미국 주가는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가 부진하자 하락했다.

연방정부 폐쇄로 노동부의 9월 고용지표 발표가 연기된 가운데 민간 고용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을 전망할 중요한 지표로 여겨졌다.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16만6천명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17만8천명 증가를 예상했다.

ADP 보고서는 최근 수개월 동안 고용이 둔화세를 보인 것은 재정과 금리 상승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또 정부폐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났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정부폐쇄가 길어진다면 위험하다"면서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과 세계 경기회복에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 경제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책 도구들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정부의 기능 폐쇄가 이틀째 지속된 데 따른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58.56포인트(0.39%) 하락한 15,133.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13포인트(0.07%) 밀린 1,693.8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6포인트(0.08%) 떨어진 3,815.0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9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연방정부의 기능 폐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8월 민간부문 고용 역시 하향 조정됐다. 당초 4일 나올 예정이었던 노동부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가 연기됨에 따라 시장에서는 민간부문 고용에 주목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정부폐쇄가 단기에 그쳐 최소한의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부폐쇄가 예상보다 길어져 부채한도 증액 논쟁까지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정부폐쇄가 해결된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오는 17일로 다가온 부채한도 증액 마감시한이라는 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사상 초유의 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이날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에 보낸 서한에서 공화당이 정부 기능을 회복시킬 단기 조치를 통과시키면 민주당은 2014회계연도 예산안과 다른 정책에 대해 광범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에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요 금융기관의 수장들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의회에 채무불이행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책 변화를 촉구했으며 업계의 경영진들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매우 부정적인 경제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웰스파고 어드바이저스는 내년 말 S&P지수 전망치를 1,850~1,900 범위로 유지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가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과 월가의 예상을 밑도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음에 따라 주가는 1%가량 밀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대 투자자 20명 가운데 3명이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도록 이사회에 로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1%가량 올랐다.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함에 1.8% 밀렸다.

앞으로 수주 동안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업종이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민간부문 고용 실망감 확산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9/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5bp 떨어진 연 2.62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6/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1.5bp 내린 3.705%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bp 빠진 1.396%를 나타냈다.

시장은 이번 주말로 예정된 9월 노동부의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가 정부 폐쇄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음날의 미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Fed의 양적완화정책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또 민간부문 고용이 실망스러운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미 경제가 Fed의 단기금리인상을 받아들일 정도로 충분한 회복 모멘텀을 갖지 못했음이 확인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이틀째로 접어든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 폐쇄에 따른 악영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면서 정부 폐쇄가 장기화된다면 미 경제 낙관론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이달 17일까지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디폴트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분간 국채가격이 타이트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통상 정부 폐쇄와 부채한도 증액 불확실성 시기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국채가격이 상승한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 폐쇄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증폭으로 포지션 조정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폐쇄가 장기화된다면 경제가 받는 충격이 예상보다 광범위할 것"이라면서 "개인이나 기업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이 가해질 것이며 이는 투자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Fed의 양적완화정책 유지 발표 뒤 국채펀드에 지난 8월 말 이후 처음 주간기준으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ICI에 따르면 지난 9월25일로 끝난 주간에 국채 펀드로 13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주간 기준으로 국채펀드로의 자금 순유입은 지난주를 포함해 4개월 동안 두차례에 그쳤다.

◆ 외환시장 =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신뢰 증폭과 이탈리아발 정치 불안정 약화, 미국 고용지표 실망으로 달러화에 상승했고 엔화에는 낙폭을 축소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35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02엔보다 0.67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7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6달러보다 0.0052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1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55엔보다 0.36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 뒤 달러화에 상승폭을 확대했고 엔화에 낙폭을 축소했다.

드라기 총재는 필요한 한 경기 조절적 정책이 유지될 것이며 금리인하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드라기는 유로화가 너무 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환율은 정책 목표가 아니다"고 답해 유로화 강세를 지지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드라기 발언이 유로화 강세를 지지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유로화가 달러화에 반등했다"면서 "이는 ECB가 Fed처럼 유로존 경제를 조절할 것이라는 신뢰가 부각된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그는 "드라기가 유로존 상황을 ECB가 조절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면서 "따라서 시장은 미국 고용지표 실망과 연방정부 폐쇄, 부채한도 증액 실패에 따른 디폴트 우려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이탈리아발 정치적 불안정이 완화됨에 따라 유로화가 한때 1.3607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적대 관계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자유국민당(PDL)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던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는 PDL 소속 장관 5명을 사퇴시키며 연립정부를 해체하려던 시도에 맞서 의회에 정부신임안을 제출하고 표결을 벌여 찬성 235표, 반대 70표로 자신이 이끄는 정부에 대한 신임을 확보했다.

의원내각제를 시행하는 이탈리아에서 정부 신임을 의회에서 재확인한 것은 앞으로 정부가 각종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상당기간 동안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레타 총리가 이끄는 현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혀 레타 총리의 신임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였다.

엔화는 미국 고용지표 실망감 속에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 폐쇄가 이틀째로 접어들며 장기화 가능성이 증폭된 데다 부채 한도 증액 실패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안전통화 매입세로 달러화와 유로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주간 원유재고 예상치 상회에도 트랜스캐나다사의 키스톤XL(Keystone XL) 송유관 남부 구간이 올해 연말에 완공 예정이라는 보도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6달러(2%) 오른 104.10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4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키스톤XL 송유관 남부 구간의 올 연말 완공 소식으로 런던 브렌트유와 WTI 가격의 프리미엄이 급격히 축소됐다. 브렌트유 선물 롱포지션을 취하고 WTI 숏포지션을 취했던 거래자들이 WTI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로 WTI 선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뉴욕유가 강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트랜스캐나다사의 대변인은 이날 키스톤XL 송유관 남부 구간의 공사가 95% 정도 진척됐다고 밝혔다. 키스톤XL 송유관 남부 구간은 원유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 지역의 현물을 멕시코만 정유센터로 송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키스톤XL 송유관 남부 구간이 송유를 시작할 경우 미 중서부 지역의 원유 과잉 상태가 해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WTI 가격 상승을 견인하게 된다.

이에 따라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9월2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550만배럴 증가한 3억5천37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10만배럴 증가를 웃돈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350만배럴 증가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17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6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지난주 설비가동률은 1.3% 감소한 89%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1.0%포인트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지표 실망 역시 유가 상승을 제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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