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자운용원이 A등급 이상 기업채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유로존 채무위기로 회사채 투자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회사채팀장을 민간 출신 전문가로 뽑는 공모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4일 외자운용원과 금융시장에 의하면 외자운용원이 기업채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A등급 이상이던 은행들이 줄줄이 강등되면서 외환보유액 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방안을 모색한 데 따른 것이다.

S&P기준으로 봤을 때 올해들어 이탈리아,폴란드, 스페인계 은행들은 잇따라 A등급 밖으로 밀려났다.

이탈리아 은행으로는 유니크레딧이 A-에서 BBB+로, 폴란드계 은행으로는 방크 페카오(Bank Pekao SA)가 A-에서 BBB+로 강등됐다. 스페인계로는 카이샤 은행(Caixa Bank)이 A에서 BBB+로, Bankia는 A-에서 BBB+로 등급이 낮아졌다.

그 밖에도 씨티,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는 A- 등급으로 아슬아슬하게 A등급에 걸쳐져 있다.

외자운용원이 만약에 이들 은행의 은행채에 투자했다가 등급 강등이 발생하게 되면 관련 자산을 중도에 처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등급이 A 이상인 금융채에 투자했다면 만기까지 보유하면 수익이 나는데 신용등급 강등으로 자산을 처분하게 되면 제 값을 받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우량 기업의 채권 신용등급은 오히려 건재하다. MS와 엑손모빌이 AAA등급, 코카콜라는 A+, AT&T는 A-로 은행채 못지않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운용은 안정성 뿐 아니라 유동성, 수익성도 중요하므로 AAA보다는 중간 정도의 등급이 선호될 가능성이 크다.

한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수익도 같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자운용원의 기업채 투자는 달라진 금융환경을 반영하는 의미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

금융위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차츰 금, 아시아이머징 국가들에 대한 투자가 주목받으면서 외환보유액 역시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위안화, 금 등 투자상품을 다양화하고 그만큼 리스크 관리가 수반되면 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며 "회사채가 부각되기는 하나 의미있게 늘리는 수준이라기보다 기업 채권을 포함해서 보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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