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이라 밝히면서 국내외 DLS (Derivative Linked Securities) 투자자들이 밤잠을 설칠 것으로 점쳐진다.금이나 은 등을 기초상품으로 하는 DLS 가운데 일부 상품이 손실을 확정하는 '베리어'에 바짝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은 주식이나 채권시장보다 원자재 가격 등을 통해 DLS 시장에 타격을 주는 패턴으로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릴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DLS는유가, 이자율, 환율 및 신용위험의 지표 등을기초자산으로 활용한 유가증권을 일컫는다. 개별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Equity-Linked Securities)에 비해 테이퍼링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테이퍼링은 중장기적으로 금리와 달러-원 환율 등의 상승요인이고 원자재 가격의 하락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온스당 2천달러를 넘어 3천 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돌던 금값은 테이퍼링 전망이 나온 뒤 맥없이 주저앉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공학연구소에 따르면 금값은 LBMA(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 가격 기준으로 지난 2012년 9월부터 11월까지 온스당 1천737.47달러에서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1천196.00 달러까지 떨어졌다. 등락률만 31.16%에 달했다. 대부분 금연계 DLS는 금값이 최고치를 기록한 2012년 9월에서 12월 사이에 설정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금값 일봉 그래프>



금값은 테이퍼링이 발표되기 직전 이틀을 포함해 3영업일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주말 기술적 반등에 나서는 데 그치는 등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공모 종목은 150개에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은도 비슷한 종목에 비슷한 규모로 발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종목군 모두 2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부분의 DLS 상품 구조가 베리어를 50% 이상으로 잡고 있어 당장은 큰 손실을 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원자재 가격이나 이자율 등에 연계된 5조원 규모의 DLS가 테이퍼링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진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원자재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업용 수요까지 겹쳐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던 은값만 봐도 원자재 가격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LBMA 가격 기준으로 은값은 2012년 9월부터 11월까지온스당 종가 평균이 33.18달러에 달했지만 지난 19일 현재 19.34달러 수준가지 자유낙하했다. 등락률이 무려 41.7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은값 일봉 그래프>



미국의 테이퍼링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재편된다는 신호탄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테이퍼링 발표 이후 3영업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345.88(2.17%) 포인트 오른 데 안도할 일이 아니다. 금은 등 원자재 가격와 연계된 DLS, 국내에서 대규모로 판매된 브라질국채, 금리 상승으로 롤오버되지 못하는 회사채 등테이퍼링의 고통은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취약한 부분부터 감지될 것으로점쳐진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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