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장과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교체하고 지주 사장직을 폐지하기로 한 것은 김정태 회장의 친정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발탁한 인물인 데도 교체하는 데다, 김 회장이 지주 사장직까지 겸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2일 자회사 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먼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윤 행장과 임 사장을 대신해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투자은행(IB) 부문 사장을 선임했다.

또 지주 사장직을 폐지하고 임원도 12명에서 9명으로 줄였다. 대신 김 회장이 지주 사장직을 맡기로 했다.

하나금융이 지주 사장직을 없애기로 하면서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4대 금융지주에는 모두 사장직이 사라졌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깜짝 인사는 김 회장의 친정 체제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인사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였다. 김 회장이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행장들이 연임하는 게 편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원장,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함께 금융권 대표적인 '연피아'(연구원과 모피아의 합성어)인 데다 이헌재 사단이라는 점에서 연임이 전망됐다.

임 사장은 김 전 회장과 같이 하나은행 전신 한국투자금융 출신이라는 점에서 연임할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였다.

그러나 김 회장이 모든 예상을 뒤엎고 이들을 교체하기로 한 것은 직접 지주사를 관리하고 그룹 내 모든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회장이 김 전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윤 행장과 최 사장을 연임시키지 않기로 하면서 이같은 견해는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김승유 색깔 지우기'다.

연임에 성공한 김종준 하나은행장 역시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끝난 하나금융 종합검사와 올해 실시한 하나캐피탈 추가검사 결과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제재 관련 내용을 최종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 김 행장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김 회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김 회장의 힘을 확실히 보여준 인사다"고 평가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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