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유통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국내 맥주시장에서도 승부를 겨룬다.

롯데가 먼저 포문을 열었고, 신세계푸드도 최근 사업목적에 맥주제조업을 추가하면서 뛰어들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늦어도 5월 초에 맥주제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맥주의 브랜드명과 알코올 도수, 종류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라거 계열의 맥주를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현재 여러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고 제품 균질화 작업 등을 거치고 있다"며 "출시 일정과 브랜드명 및 종류 등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소주사업과 일본 아사히맥주와의 합작을 통한 수입맥주 성공 경험은 롯데가 맥주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롯데는 이미 충북 충주에 1천800억원 가량을 들여 연간 5만㎘의 맥주생산시설을 갖췄다. 이는 시장점유율 2%에 불과한 규모지만, 롯데의 기존 유통망과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한 수입맥주 유통망을 활용하면 급성장할 수 있다.

특히 맥주 출시를 앞두고 그룹 임원들이 먼저 테이스팅을 했는데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의 이러한 공격적 행보에 사업다각화를 진행 중인 신세계도 자극을 받았다.

특히 신세계는 신세계푸드를 종합식품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중장기 플랜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식품판매사업부문을 양도하는 등 신세계푸드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면서 사업성이 좋은 업종에 대한 진출도 고민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리미엄 맥주 수요가 늘어나자 신세계푸드도 맥주사업 진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가 하우스맥주 제조를 우선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정부는 하우스맥주 등 영세 맥주제조업체에 도·소매판매를 허용하는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하우스 맥주제조업체도 제조 외에 포장판매가 가능해졌다.

신세계푸드가 하우스맥주 사업을 시작하면 자사의 외식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으며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일 등 하우스맥주는 소규모 투자로 시작할 수 있어 사업다각화를 노리는 신세계가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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