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 성장률 둔화와 우크라이나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국채가격은 이머징 마켓발 불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와 긍정적 국채입찰로 상승했다.

엔화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로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유로화는 중국 우려와 함께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 효과가 이어져 달러화에 올랐고 엔화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세계 경제의 동향을 정확히 반영해 '닥터 코퍼(Dr.Copper)'로 불리는 구리가격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중국의 지난 2월 수출이 전년보다 18% 급감한 데다 중국의 태양열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 또는 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하며 신용위험이 증폭된 것이 중국발 성장 둔화 우려를 부각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는 구리 가격을 끌어내렸고 이는 이머징 마켓발 경기 둔화 우려를 증폭시켰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우크라이나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혼조세로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17포인트(0.07%) 하락한 16,340.08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57포인트(0.03%) 높아진 1,868.2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14포인트(0.37%) 상승한 4,323.33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로 위험회피 거래가 증가해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여파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후 나스닥지수는 지난 4거래일 연속 약세장을 접고 소폭 반등했으며 S&P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줄여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구리 가격은 중국 경제에 대한 둔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낙폭이 더 확대돼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 S&P 지수가 2거래일 동안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시장은 다소 피곤한 상태라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둘러싼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이날 미국에서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아 시장을 움직일 촉매도 부족했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 증시가 초반 글로벌 증시와 동조했다면서 그럼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았으며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오는 16일 우크라이나의 크림 자치공화국은 러시아 귀속을 결정할 주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전날 미 의회 양원은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와 러시아 병력의 우크라이나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잇달아 채택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상존해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주 태양전지업체인 상하이 차오리가 회사채 사상 첫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으며 이날은 태양광 패널생산업체의 회사채 거래가 중단됐다는 소식에 중국 기업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터키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이어져 지정학적 불안정을 부추겼다.

이날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지명자는 다음날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청문회를 앞두고 발표한 연설문에서 Fed가 월가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중앙은행의 경기조절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문회는 미 동부시간으로 다음날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이머징 마켓발 불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와 긍정적 국채입찰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2/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낮아진 연 2.725%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5/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4bp 내린 3.666%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5bp 하락한 1.585%를 보였다.

지난 주말에 공개된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냈음에도 이머징 마켓발 우려로 국채가격이 사흘 연속 상승했다. 고용지표 결과가 나온 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2.821%까지 상승했었다.

국채가격 상승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 2.80% 수준에서는 저가성 매입세가 유입되는 데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가 증폭됐고 우크라이나와 터키발 지정학적 불안정이 고조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 재무부는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입찰 수요가 호조를 보여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했다.

낙찰금리는 연 2.729%였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였다.

응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92배로 일 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6차례 평균은 2.66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3.4%로 지난 평균인 44.7%로 소폭 밑돌았다.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7.5%로 지난 평균인 18.3%를 웃돌았다.

오는 16일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를 앞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터키 등의 소요 사태 확산도 지정학적 불안정을 부추겨 국채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국이라면서 중국의 성장 둔화는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7.5% 달성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60% 근처에서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과 여타 이머징 마켓발 성장 둔화 우려는 올해 초부터 있었다면서 여기에 한파에 따른 미국 성장률 둔화 우려 역시 2013년의 수익률 상승 추세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Fed의 테이퍼링 지속에도 단기적으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5-3.0%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Fed의 양적 완화정책이 종료될 올해 말에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전망했다.

한편, 작년 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03%를 기록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시장은 다음날 나올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와 2월 소매판매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33만명을 보일 것으로, 2월 소매판매는 0.2% 증가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 외환시장

엔화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로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유로화는 중국 우려와 함께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 효과가 이어져 달러화에 올랐고 엔화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2.75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3.03엔보다 0.28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903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859달러보다 0.0044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42.8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2.79엔보다 0.07엔 올랐다.

엔화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와 회사채 시장에서의 기업들의 디폴트 증가 우려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일어 달러화에 상승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5% 급락했던 구리가격은 런던비철금속거래소(LME)에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물 고품질 구리가격은 파운드당 2.6% 급락한 2.95달러를 기록해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5월물 구리가격은 전날보다 1센트(0.3%) 높아진 2.96달러에 마쳤다.

중국의 회사채 시장에서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국의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다.

앞서 지난 7일 태양전지업체 상하이 차오리가 중국 채권시장에서 처음으로 회사채 디폴트를 일으킨 데 이어 이날에는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保定) 톈웨이바오볜(天威保變)전기유한공사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끝에 상하이증권거래소로부터 회사채 거래 정지 처분을 당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유로화는 ECB가 예상과 달리 상당기간 현 수준의 통화정책 유지를 밝힌 데다 이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독일 입장에서 보면 유로존의 금리가 너무 낮다고 평가한 데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없다고 밝혀 한때 1.3914달러까지 올랐다.

유로화는 지난 주말에 1.3915달러까지 올라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유로스타트는 이날 유로존의 지난 1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0.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쇼이블레 장관의 발언은 유로존의 성장률 둔화 가능성에도 유로화가 지지를 받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이날 "유로존에 디플레이션이 감지되지 않는다. 다만,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위험은 있어 이것이 구체화하면 그 위험에 대비해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꾀레 이사는 "ECB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여러 도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로화 강세와 구리가격 안정세가 호주 달러화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대해 0.898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0.8976달러보다 0.0012달러 높아졌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중국 및 이머징 마켓 성장률 둔화 우려 속에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급증해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4달러(2%) 낮아진 97.99달러에 마쳤다.

팩트셋에 따르면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6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중국발 성장률 둔화 우려로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은 가운데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월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620만배럴 급증한 3억7천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230만배럴 증가를 웃돈 것이다.

반면 주간 휘발유 재고는 520만배럴이나 감소했고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 역시 5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180만배럴과 9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87.4%보다 낮아진 86.0%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87.10%로 예측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인프라스트럭처 테스트를 위해 전략비축유(SPR) 500만배럴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 역시 유가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언제 SPR 판매 테스트에 나설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이 언론은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SPR 운용시험을 위한 매도라는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SPR 방출은 양과 관계없이 시장에 중대한 이슈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SPR 판매 계획 이유가 불분명하다면서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러한 행동은 이성적인 것은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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