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주에 금융통화위원회가 14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이후, 채권시장의 기준금리 컨센서스가 대체로 '인하' 쪽으로 쏠리고 있다.

당장 8월에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을 것이지만 이조차도 무언가 모를 '찜찜함'이 남아있다는 지적들이다. 그 찜찜함이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민생경제에 '올인'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범정부적인 하반기 경제정책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하로 화답할 가능성을 과연 100% 배제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이 굉장히 중대한 국면이고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실제로 청주 전통시장과 김포 로컬푸드 직판장 등 민생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어려운 경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고 우려했다.

새 경제팀이 이에 부응하는 대책을 내놓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이 과정에서 출발 시점인 8월 중에라도 이 총재에게 금리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더라도 이 총재가 자율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상반기 경기 부진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및 물가를 각각 0.2%p씩 하향 조정하고 '통화정책방향'의 서면 문구에서 '국내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 및 성장세 회복 지원에 대해 우선순위를 부여'해 정책 공조 차원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가 실물경제활동에 부합하고,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임을 언급해 중립적인 시각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총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를 미래에 있을 경기 부진에 대비해 미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인상론 속에, 취임 후 줄곧 금리 방향에 대해 인하는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나마 중립적인 쪽으로 시각을 옮겨온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립'으로 변한 것 자체가 인하 가능성의 문을 조금 열기 시작했다는 예비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앞으로 인하 시점이 언제인지, 폭은 어느 정도인지, 한차례인지 두 차례냐에 대한 논란이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금리인하 예상은 이미 채권시장에 반영돼 대체로 3년 구간 기준 수익률 곡선에서도 한차례 정도의 인하가 반영된 모습이다. 한은이 정책 공조차원의 인하를 한다면 하반기 추경이 이뤄져도 세입부족분을 위한 제한적 추경이라서 한차례 정도면 정책 공조의 명분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보는 쪽의 시각은 또 금통위원들이 8월에는 자신들이 무위도식하지 않고 '밥값'을 하는 길이 어느 쪽인가에 대한 강박을 가질지 모른다는 점도 의식한 것이다.

위원들이 인하를 단행해 2기 경제팀의 '파이팅'에 동참하는 시늉이라도 해두는 쪽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거나, 나중에 경기 활성화가 된 이후 금리를 확실히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선제로 생색을 내는 쪽으로 선회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취재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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