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서울 채권시장은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외국인 추이를 주시하며 경계감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델타가 쏟아지자 약세 압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입찰 사이클상 여유로웠던 국면이 지나가고 부담스러운 숙제를 앞둔 셈이다. 이날 국고채 20년 입찰(8천억 원)에 이어 다음 주엔 국고채 30년 입찰이 예정돼 있다.

미국과 한국 통화정책 이벤트를 중립으로 놓고 보더라도 시장 심리가 매도로 쏠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규모 델타를 소화하려면 몸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다.

델타'는 금리 등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따른 포지션 노출도를 뜻한다.

다만 험악한 장에도 서울 채권시장 심리는 크게 훼손되지 않은 분위기다.

전일 3년 국채선물 매도가 늘었지만, 5년 입찰 규모를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다. 대형 증권사와 은행 등 주요 참가자들이 미리 준비한 영향에 대규모 손절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 우려가 여전하지만, 전일 원유 가격과 중국 증시 움직임을 보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5년 금리를 동결한 중국 인민은행의 결정에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비상 수단을 동원할 정도로 긴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당분간 중국 재료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 중국 매도에 따른 美 장기금리 상승 우려는 과도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고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환율 방어를 위한 국채 매도는 주로 단기 구간에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장기 금리가 더욱 치솟은 점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최근 지표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 6월 미국 장기 국채를 767억달러 사들인 점도 근거로 들었다. JP모건은 대략 외국인이 2천700억 달러 규모 장기 국채 보유를 줄일 경우 미 10년 국채 금리가 5bp 정도 오른다고 추정했다.

중국이 매도했더라도 다른 중앙은행과 국제기구가 사들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 부동산시장과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BMO 캐피털도 비슷한 시각을 제시했다.

과거 중국 경제가 둔화할 때 글로벌 경제전망이 악화하고, 이에 따라 채권시장엔 강세 압력이 커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중국 자금 유출보다는 펀더멘탈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물량이 지난 2014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점도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 들었다.

◇ 美 장기금리, 잭슨홀 회의 앞둔 포트폴리오 조정에 상승

이를 종합하면 잭슨홀 회의를 앞둔 포지션 조정이 장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는 결론에 힘이 실린다.

경제 구조 변화에 따른 중립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긴축 기조는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추가 인상 횟수가 많아야 한두 번이라면 중단기보다는 장기 구간이 더욱 취약하다. 과도하게 침체를 반영했던 커브가 풀리면서 장기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전일 뉴욕 채권시장 흐름도 이러한 내러티브에 부합했다. 전일 미 국채 2년물은 6.88bp 올랐고, 10년물은 8.53bp 상승했다. 최근 11월 인상 가능성은 40% 정도로 확대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뉴욕 주식시장의 자신감이다. 전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6% 급등했다.

금리에 취약한 기술주가 약진한 것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다. 성장(G)에 대한 기대가 극대화하는 국면인 셈이다.

치솟은 금리가 새로운 표준으로 여겨진다면 자산 가격에 미치는 파괴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관건은 성장에 대한 기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다. 높은 성장세는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힘들다는 것이 채권시장의 중론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2/4분기 가계신용(잠정)을 정오경 공개한다.

대외지표론 호주 6월 콘퍼런스보드 경기 선행지수가 오전 9시30분 공개된다. 일본 7월 공장 기계 수주와 영국 7월 공공부문 순차입/순상환은 오후 3시 발표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38.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42.60원) 대비 2.20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 물량 추이 등
BMO 캐피탈


11월 FOMC서 연방기금금리 전망 추이
CME 페드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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