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고 3년 금리가 레포 금리 이상 치솟으면서 역 캐리가 해소됐지만, 채권 매수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 우려와 잭슨홀 회의 등 대형 재료를 앞둔 점을 매수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꼽았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 3년 민평금리는 전 거래일 기준 3.749%로, 기준금리(3.50%)를 한 차례(25bp) 인상한 수준에 육박했다.

전일 레포금리(3.609%, 가중평균수익률 기준)보다는 14bp 높은 수준이다.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레포 금리에 조달해서 국고 3년 금리에 투자할 경우 플러스(+) 캐리를 거둘 수 있다. 두 금리가 향후에도 현수준에서 유지된다고 보면 매수 결정이 나쁘지 않은 셈이다.

국고 3년과 레포금리 격차 추이
연함인포맥스


통상 학계에서는 3년 수준 구간까지 통화정책 영향권으로 본다. 시장 금리가 향후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은의 추가 인상 신호가 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처럼 국고 3년 금리가 치솟은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과 향후 대형 이벤트를 앞둔 점을 매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본부장은 "최근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가스 요금도 오르고 있고, 태풍 영향에 식료품 가격도 많이 상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국내 모두 향후 인플레이션이 바닥을 찍고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매수 심리를 짓누르는 셈이다.

미국에선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향후 물가 우려를 자극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예측 모형인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inflation nowcasting)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79%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0.2%)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도 물가 반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가 (6월에) 2.7% 기록했지만, 8월 이후 (다시) 올라서 연말에는 3% 내외로 움직일 것이라는 게 저희 베이스라인(전망)이고, 내년에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 금융통화위원회(24일)와 잭슨홀 회의(24~26일, 현지 시각)를 앞둔 점도 시장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는 이유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금통위가 끝나자마자 또 잭슨홀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확인하고 가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잭슨홀 이후 연준이 (강한 매파 기조로) 바뀔 줄은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매수를 타진하는 참가자들의 자신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고 3년 기준 이 정도 레벨이면 사도 괜찮을 것 같다"며 "다만 조금 사보고 아닌 것 같으면 바로 나오든지 유연하게 대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