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오는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고환율'을 경계하는 발언이 나올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모두발언 하는 이창용 총재

전문가들은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과 관련해 원론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환율이 급하게 오른 만큼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필요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13일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달러-원 환율은 1.274.00원에서 이달 21일 종가 기준 1,342.60원으로 70원 가까이 올랐다. 약 5주가 넘는 사이 환율은 5.4%나 뛰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요인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주요국 통화정책이나 환율이 어떻게 될지 상황을 봐야겠지만 (여전히) 금리 격차, 외환시장 불안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 근거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환율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속도를 제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고환율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우려만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발언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시장의 반응은 이 총재의 세부적인 '워딩(표현)'에 달려 있다면서 잭슨홀과 관련해 선제적 발언이 나오는지, 금융시장 관련 발언, 경제전망 수정 가능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백석현 연구원은 "환율이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제 환경 때문에 급등한 것이기 때문에 국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게 우선은 아니다"라면서 "당국의 입장이 특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변동성 제어하는 기존 스탠스에서 바뀔 게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환시장의 관심은 금통위보다 글로벌 달러의 향방, 중국 이슈에 쏠려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은이 환율 변동성을 어느 정도 용인할지, 환율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주 금통위에서는 환율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면서 "기존에도 외환 시장 안정이 금리 동결의 주요 논거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환율 변동성을 용인할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또한 아직은 환율이 채권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자금이 빠져나간다는 뉴스 흐름이 나타나면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여론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신용 위험 증대와 신흥국 경기 부진에 환율이 급등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금리차 확대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논거로 삼아 한은의 금리 인상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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