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 올랐다가 하반기 1,200원대로 내린다는 기존 전망이 무색해지고 있다. 다시 무섭게 오르면서 연고점(1,343원)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16일 연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고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진 점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무산된 점, 우리나라의 수출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회복하지 않은 점 등이 환율 하락을 막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미국채 금리 급등 등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재료들은 최근 환율 상승세를 더 가속했다.

연초 이후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 연준·중국·수출 모두 기대와는 달랐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 상황이 시장의 예상을 빗나간 점이 환율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시장의 예상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점점 뒤로 밀렸으며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하에는 선을 긋고 있다"면서 "두번째로 중국이 리오프닝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 선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오히려 최근에 부동산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향했던 기대가 실제와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장은 "(우리나라) 수출이 저점을 다지고 있지만 지난달 수출 회복도 크지 않은 등 수출이 받쳐주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여기에 미국의 부채 증가 문제가 불거진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단기적 쏠림에 무게…연말 1,300원 하회 가능성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하반기 수출 회복 기대가 살아나고 있고, 환율 상승을 촉발한 악재에 시장이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들은 환율이 앞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겠지만, 연말 환율은 기존 예상보다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백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는 유지되겠지만 8월만 놓고 보면 이번 주가 고점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이 악재에 적응할 시간이 생기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환율이 8월 이후에 지금보다 흘러내려 1,300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연말 1,270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4분기 평균 환율은 1,265원으로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문 팀장은 "수출이 하반기에는 반도체 중심으로 개선될 것이기 때문에 달러의 약세, 원화의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의 부채 문제 역시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두어 달 정도면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보여 1,3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상고하저 전망이 연말에 가면 맞아떨어질 것이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일 것이란 전망에 연초 상고하저 예상이 많았다"면서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고 미국 채권도 장기물 금리가 들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고하저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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