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김용갑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3개월 만에 연고점인 1,343원을 재터치했다.

하반기 침체 전망이 대세였던 미국 경제의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점이 달러-원 환율에 대형 악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저하고'를 기대했던 우리나라 경제는 내년 상반기에야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환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원화 절상)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위안화의 추가 약세 여부 등에 따라 향후 달러-원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원 환율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 예상치 못한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8월 들어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국채 금리 급등,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등 달러-원에 상승 압력을 제공하는 악재들이 줄줄이 나왔다.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 7월 초만 해도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들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 이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면서 위안화 프록시 통화인 원화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NH선물 김승혁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로 달러-원이 오른 측면이 있으나 달러-원 상승폭은 달러인덱스보다 크다. 이는 원화가 위안화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동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부동산업체 채무불이행 우려 등 위험회피심리를 자극하는 이벤트가 연달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경제가 호조를 보여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 것 역시 원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대규모 국채 공급 소식에 미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엔화는 물론 위안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DB금융투자 문홍철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혼자 강할 때 환율에는 가장 좋지 못하다. 미국 성장률은 계속 좋게 나오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모두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 미국에 달린 환율…잭슨홀·FOMC가 관건

미국 경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로 환율이 오른 만큼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달러-원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25일 예정된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연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은행 서정훈 연구위원은 "미국 물가가 많이 하락해 목표에 근접하고 있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는 여전히 매파 성향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준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9월 초 발표되는 고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인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과 관련해서는 양방향으로 다 열려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시 1,350원도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기조에 따라 연말로 가면서 1,270원이나 1,280원 등으로 내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환율이 이미 크게 올라 박스권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달러-원이 1,350원을 웃돌 수 있으나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다. 미국 인플레 안정 흐름, 우리나라 수출 개선 전망 등을 고려해 달러-원 추세상승보다 박스권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데 본래 변곡점에서는 변동성이 큰 점도 있다. 신용 위험이 부상하고 있어 현재는 전망보다는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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