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급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지만 무역수지 흑자로 역내 수급 상황이 안정돼있다는 점은 지난해와 다른 여건으로 꼽힌다.

최근 환율 상승이 실수요가 아닌 역외 매수로 영향이 큰 만큼 상황이 반전되면 환율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국 분투에도 연고점 마감한 달러-원…금융시장 불안 점증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342.6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3일(1,351.80원) 이후 가장 높은 종가로 올해 중 최고치다.

외환 당국이 연고점(1,343.00원) 부근에서는 변동성 관리를 강하게 나서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달러-원 상승세는 꺾을 수 없었다.

전장에서도 당국은 변동성 관리에 나섰으나 달러-원은 장 막판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달러 매도 매물이 아니었다면 달러-원이 1,350원 선까지는 충분히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달러-원이 이같이 오르자 지난해와 같이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번 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파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도 고조된 상황이다.
 

올해 달러-원 종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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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흑자·고점 네고는 지속…지난해와 다른 점

환율 급등 우려가 커졌지만, 달러-원이 1,400원대까지 상승했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달러-원이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에 올라서는 동안 역외 투자자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대체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역외 매도에도 해외 투자자금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기업의 결제 실수요 등이 달러-원을 끌어 올렸다.

실수급으로 달러-원이 상승한 만큼 1,400원대라는 이례적인 고환율도 상당 기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안화 약세에 연동한 역외 매수세가 달러-원을 밀어 올리고 있다. 달러-위안 상승에 따른 위안화 약세 헤지를 원화 매도로 대응하는 '프락시' 베팅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역내 수급상으로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16개월 동안 이어왔던 무역수지 적자도 6월부터는 흑자인 데다가 해외 자회사 배당으로 인해 본원소득수지는 역대 최대 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상수지도 5월부터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역외 매수와 당국이 대치하는 와중에 1,340원대 고점 네고는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라며 "결제는 장중 저점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당국의 강한 시장 관리에 1,340원대 초중반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 달러나 달러-위안이 큰 폭으로 튀지 않는다면 연고점을 뚫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위안화 흐름이 바뀐다면 역외 포지션 정리로 달러-원이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후 무역수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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