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의 수요라운지> 은행·증권사 간판이 사라지면
<김경훈의 수요라운지> 은행·증권사 간판이 사라지면
  • 승인 2014.07.2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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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몇 년전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에서는 `금융의 경계가 무너졌다'며 동요했다.

금융당국이 자통법 설립을 밀어붙인 목적은 금융업간의 겸영을 허용해서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는 의도였다. 펀드가입을 보험사에서도 할 수 있게 됐고,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과 판매채널도 생겨났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차원을 넘어선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금융업계에 도래하고 있다. 바로 I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얘기다.

은행권과 세부협의가 남아 있긴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이르면 9월께 모바일 메신저 기업 카카오가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통해 15개 은행들과 공동으로 은행업무를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50만원 한도에서 소액 결제나 송금을 하게 되지만 금융산업의 영역으로 IT업체가 본격 진출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 메신저서비스로 출발한 '카카오'가 미니 은행으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이미 해외에선 검색 포털인 '구글'로 결제가 가능해졌고, 페이스북으로 펀드 가입과 운용도 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 IT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범 IT 업체들이 뱅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해외 IT업체들의 유사한 움직임을 봤을때 금융산업의 이러한 지각변동은 `대세'다. 어느 선까지 금융과 IT가 융합할 수 있을 지 예측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은행의 지점에서 하던 역할을 차츰 IT업체들이 대체하면서 전통 상업은행들이 운영하는 지점의 절반 이상이 5~6년내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은행업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문제는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맞는 제도적인 뒷받침과 신산업구조에 대한 금융당국의 이해, 그리고 감독방안이다.

은행과 산업간 분리 규정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내 IT기업이 은행업 면허의 취득을 통해 예금수취나 금융상품판매 등을 자유롭게 못하는 상황이지만, IT기업들이 은행과의 업무제휴나 은행업 인가 취득을 통해 점점 금융의 기능을 확산할 경우 금융당국도 새로운 소비자 보호 방법과 금융보안에 초점을 맞춰야만 한다.

국내의 이러한 융합형 은행서비스를 개시할 카카오톡은 금융 당국의 감독이나 전자금융거래법의 적용을 받지않는 업체다. 유사한 서비스들이 조만간 생겨나면서 신종 해킹과 금융사기 같은 생각치도 못한 여러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최대 피해자는 일반 국민이다.

'열 사람이 지켜도 하나의 도둑 하나를 살필 수 없다'라는 말처럼 새로운 체계에 맞춘 관리감독은 열배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 금융당국이 그러한 변화의 인식과 실질적인 대처 방안에 대한 전략을 조밀하게 짜고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산업증권부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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