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스마트폰을 싸게 사는 방법은 간단해졌다. 중국산 샤오미(小米)폰을 알리바바를 통해 인터넷쇼핑으로 구입한 뒤, SK텔레콤이나 KT 대리점에 가서 유심칩을 끼우면 '끝'.

한중 FTA 바람을 타고 싸고 품질 좋아진 대륙의 제품들이 거세게 공격해 올 조짐이다.

갤럭시 최신형 스마트폰의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애플과 비슷한 사양의 샤오미 스마트폰은 더 이상 `대륙의 실수(실수로 잘 만들었다는 의미)'라고 일축할 제품이 아니다.

샤오미의 CEO인 레이 쥔이 공개석상에서 애플 스티브 잡스를 흉내낼 때만 해도 `짝퉁' 중국의 스마트폰에 대해서 사람들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부터 시작해 한국에서도 조짐이 일고 있는 샤오미의 열풍은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

한국 통신업체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을 때 중국의 휴대전화업체들은 판매 마케팅의 혁신을 통한 가격 인하 전략을 취했다.

샤오미와 화웨이는 오프라인 매장대신 이비즈니스모델을 적용해 스마트폰을 유통하고 온라인 상에서 확보한 암거래상들을 교묘하게 활용해 공급물량도 조절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 TV와 라우터, 셋톱박스, 패드 등을 내놓으면서 정보통신제품 시장을 석권하려 하고 있다.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최대 무기는 가격이다. 내부적으로 1천~2천위안(17만~34만원)의 저가 제품을 보다 싸게 공급하려는 치명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중국 내부에선 1천위안 미만의 초저가폰 시장에 수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작년부터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업체들의 가격 전쟁은 올해들어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이 시장은 쿠파이 다션(大神), 화웨이의 롱야오(榮耀), 롄샹, TCL 등 수없이 많은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이미 저가폰 시장의 `레드오션'화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업체들은 고급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가 생존의 필수라는 인식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세계 1등 삼성과 애플의 영역인 고가 프리미엄 시장으로 오히려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슬슬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중저가 제품군을 강화하고 본격적으로 중저가 시장 공략을 선언하면서 암묵적으로 지켜지던 영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삼성이 노키아의 운명을 걷게될 지, 샤오미의 반란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게 될지 판가름 나는 시점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이 문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제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인 것 같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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