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과 한화가 보기 드문 '빅딜(big deal)'을 이뤄냈다.

재계와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에 패키지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규모만 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다.(25일 오후 11시37분 송고된 `삼성, '테크윈ㆍ탈레스ㆍ綜化ㆍ토탈' 한화에 통매각…`초대형 빅딜' 단독 기사 참고)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사이에 이뤄지는 최대 규모의 '사업 빅딜'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으로 큰 변혁에 성공하면서 계열 분리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삼성이 또 다른 변신의 첫 막을 올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의 이번 결단의 키워드는 `집중'이다. 석유화학 사업과 방위산업의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고 실질적인 사업 역량 집중의 수순으로 돌입한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아울러 `이재용 시대'의 서막을 올리는 실질적인 사건이라고 벌써부터 재계에선 의미부여를 하는 모습이다. `버리면 얻는다'는 과감한 철학이 엿보인다.

한화그룹 역시 이번 거래를 통해 새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인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관 실장의 존재감은 이번 딜로 인해 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화학분야를 강화하고, 방위산업의 보강으로 한국화약 시절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상징적인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의 이번 결정은 `초심으로 귀환'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다르지만 같은 방향으로 개혁의 결단을 내린 두 거인들의 행보는 한국 산업과 경제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외 경영환경을 타개하고 전진하려면 작은 미련은 버리고 과감한 사업 방향 수정과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이번 딜이 비록 `재벌 3세'의 경영능력 시험대라든지, 후계구도와 관련한 여러 비판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삼성과 한화의 변혁이 한국 경제의 도약을 지지해 줄 수 있는 토대로 얼마나 기여할지가 관전의 포인트다.

기업의 존속은 국가경제의 절대적 기반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기업 경영자들은 특히 그래야 한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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