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 한국경제를 흔들 화두는 '중국 IT기업의 약진'과 '엔화의 약세'다.

작년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등장한 샤오미가 새해에도 무서운 기세가 지속되면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IT기업의 현재와 미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010년에 창업한 샤오미는 단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스타트 업' 기업이 됐다. 미국 가트너사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애플:샤오미'의 점유율은 '24.4%:12.7%:5.2%'였다. 2013년 3분기에서 2014년 3분기까지 삼성의 점유율은 32.1%에서 24.4%로 줄었지만 샤오미는 1.5%에서 5.2%로 급성장한 것이다. 샤오미는 작년 한 해 6천1백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단 1년 동안 무려 3배나 기록적으로 성장했다. 인도, 필리핀 등지에서 선전한 여세를 몰아 작년에는 자본을 크게 확충하고 12만 원대의 새 폰까지 내놨다. 기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샤오미가 저가전략으로 급성장 한 이후, 초기 제조 판매는 성공했지만 목표시장이 다르고(샤오미 200~250$, 삼성 400~600$), 사후지원과 R&D, 재투자로 선순환 고조가 정착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또 특허분쟁 등 때문에 새해에는 주춤거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법원 특허소송에 걸리는 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전격적으로 확대하고 이후 치고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컨대 삼성이 애플을 능가할 때 썼던 방식을 샤오미가 배울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기술과 제품의 질 격차가 여전하다는 지적이지만 중국의 IT 생태계의 특징, 예컨대 '공유경제'와 '오픈소스' 등의 활용과 화교의 네트워크와 자본의 저력은 간과할 수가 없다. 문제는 기술개발의 속도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가속도가 붙으면 삼성과 샤오미의 전쟁은 5년 내에 판가름날 수도 있다.

한국의 IT기업조차 조선,철강,화학 등에 이어 중국에게 기술적 우위를 내준다면 한국경제는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조짐은 이미 지난해에 한국은행의 3분기 수출 통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타났다. 이 기간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2.6% 줄어 2008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한은은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경제 저성장과 중국기업의 부상을 지목했다.

한국의 수출 위축이 중국의 질적 성장 추진으로 말미암은 저성장 영향 때문이라면 견딜 수 있는 일이지만, 중국 기업보다 기술경쟁력이 추락해 줄어들었다면 이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 못지않게 새해에는 엔화의 지속적 약세 효과가 일본의 기업들을 재무장시킬 것으로 보이는 점도 위협적이다. 이는 업계에서 중국의 약진보다 더 걱정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본의 대기업을 필두로 중소기업들까지 설비 및 기술투자에 나서면서 새해는 일본 IT기업들이 속속 부활할 조짐이다.

시간은 없는데 우리 기업으로서는, 아니 한국경제에는 사면초가인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취재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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