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막으려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후속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엘리엇은 예탁결제원에 삼성물산(7.12%)을 비롯해 삼성SDI(1%), 삼성화재(1%) 주식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질주주증명서란 주주로서의 인증과 권리행사를 가능하게 해주지만, 그 대신 행사하고자 하는 주주권과 주주권 행사기간을 기재해야 한다.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제32조'에는 예탁결제원이 실질주주증명서를 발행하는 경우 주주권 행사기간에는 해당 주식의 처분이 제한된다고 명시돼 있다. 분쟁을 빌미로 주가 조작을 방지하지 위한 것이다.







<자본시장법 시행규칙 32조-법제처>



따라서 이 증명서를 반납한다는 것은 주식을 팔 준비를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미디어와 분석가들이 엘리엇이 합병 무산 공격에 실패하자 손을 털고 나가는 것 아니냐고 추정하는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주가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한 평균단가가 6만원대로 추정되는데 반해 삼성물산의 현 주가는 5만원 후반에 형성돼 있다. 게다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삼성물산 보통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5만7천234원이다. 현 시세에 주식을 매각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런 엘리엇의 행보가 또 다른 전술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주식매수청구권 기한 마감인 8월6일까지 삼성물산 주가가 5만7천원을 밑돌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음을 노린 전술이라는 것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합법적으로 합병 무산이라는 목적을 이루려는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는 합병 당일 전후로 주가 급등락이 있을 것을 감안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생관련 상품의 포지션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도 일부에선 제기된다.

어떤 식으로 엘리엇의 `작업'이 진행되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또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있다.

엘리엇의 이러한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는 또 다른 벌처펀드(vulture fund)가 `먹잇감'을 물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 역시 그리 어렵지 않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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