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 주에는 미국과 일본에서 중요한 통화정책 이벤트가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재 제로 상태인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 결정한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2006년 이후 9년만에 처음인 것이다. 일본은행(BOJ)은 최근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10월 추가 양적완화설'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연준, 9월 금리인상 실행에 옮길까

9월 금리인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세인듯 했으나 위안화 평가절하와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차츰 수면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들은 세계금융시장 혼란을 이유로 연준에 금리인상을 미룰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준 의장 후보로 여러차례 올랐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등 비중있는 인사들도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며 훈수를 둔다. 연준의 정책에 간여하는 당국자들도 금리인상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떨어져가는 모습이다.

옐런 의장의 머릿속은 매우 복잡할 듯하다. 미국 경제상황은 금리를 올려도 될만한 상황인데 해외 상황은 여의치 않고, 주변에선 금리인상을 만류하고 있어서다. 특히 옐런 자신이 해외 경제상황을 봐가며 금리결정을 하겠다고 직접 말한 것이 족쇄로 채워져 운신의 폭이 좁혀진 형국이다.

그러나 9월 금리인상을 미루게 되면 점점 부담이 커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앞으로 남은 회의는 10월과 12월 두번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은 기자회견이 없는 회의고, 12월은 마지막 회의라서 두 회의 모두 연준이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기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이 모든 것이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소다.

연준이 숙제를 자꾸 미루다 보니 스스로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확실한 연준의 행보에 지친 신흥국들은 차라리 금리를 올리려면 빨리 올리라며 연준에 불만을 표출한다. 금리인상 선택을 빨리 하고, 다음엔 안하겠다는 신호를 주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 돌아온 아베노믹스…BOJ 10월 추가완화 가능할까

아베 신조 총리 재임을 계기로 일본에선 추가 양적완화 군불을 때고 있어 시장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아베의 측근들은 10월말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을 거론한다. 일본은행은 작년 10월에도 전격적으로 양적완화를 확대한 전력이 있다. 아베의 재임이 확정되자마자 10월 완화설이 나오는 것은 작년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마침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엔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주 예정된 9월 회의에서 일본은행의 행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일본의 추가완화는 우리 경제의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은 돈줄을 죄고 일본은 돈을 풀면 우리에게 불리한 환율여건이 조성된다. 달러는 오르고 엔화는 떨어지면 우리 경제에 이중고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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