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투기는 죽어나는 곳에서 벌이는 자선행위야. 이 말의 뜻을 제대로 해석하면 자네는 투자의 처음과 끝을 아는거네."

명동의 큰 손 백할머니로 불리는 백희엽 여사가 한 말이다.

1950년대 후반 건국채권이 액면가 20%선에 거래될 때 매집해 큰 차익을 거둔 뒤 1960년대말부터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서 기관의 역할까지 했다는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투기'는 극도로 경계했고 철저하게 우량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철칙에서 한 번 투자하면 2~3년을 보유하는 전형적인 가치투자를 고집했다고 한다. 또 재무제표를 볼 줄 알아 기업의 가치를 알아본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선 대외 변수의 파고가 높았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중국 증시의 조정은 강력한 파장을 미쳤다.

한때 중소형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투기적 매매가 성행하는 가하면 코스피 1,800선이 위협받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급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시장은 다시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증권가 전망으로는 KOSPI200 편입종목 중 비금융업에 속하는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2%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에 비해 실적이 확연하게 좋아질것이란 얘기다.









<※자료:연합인포맥스 금융공학연구소, 최근 2개월내 증권사 보고서 추정 집계>



올해 1분기와 2분기 같은 군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8.9%와 9.2%였음을 감안하면 추세적으로 대기업군의 실적이 향상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선 올해 중소형주 장세를 이끌던 제약과 바이오, 화장품 등의 바람은 잦아들고, 다시 기본인 실적 중심의 펀더멘털로 돌아가는 추세가 도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돌이켜 보면 2000년 닷컴버블 붕괴 경험에서도 그랬지만 이른 바 성장주들의 거품은 늘 쌓이고 제거되는 과정이 반복됐다.

제약주만 예로 보더라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백단위에 이르는 업체들이 즐비하다. 현재 연간 실적을 고스란히 100년이상 쌓아야 전체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거품과는 거리가 먼, 실적이 양호한 대형주들을 사야하는 시점은 늘 주기적으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금이 그 시기라는 증권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백할머니의 투자지혜를 빌리는 방안이 될듯싶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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