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주택시장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투기수요 잡기에 나서면서 부동산 과열 양상이 꺾일지 채권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주택과잉공급에 치여 저평가된 주택저당증권(MBS)의 가치가 상승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시가평가 수익률 동향(화면번호 4763)을 보면 지난달 5년 만기 MBS의 국고채 대비 평균 스프레드(금리차)는 17.92bp로 집계됐다. 지난 8월까지 꾸준히 축소되던 스프레드가 9월부터 급격히 확대하며 연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MBS가 같은 만기 국고채와 얼마나 스프레드가 벌어졌는지를 통해 MBS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 스프레드가 낮을수록 국고채의 가치에 근접한다는 뜻이다. 지난 9월부터 MBS가 저평가되고 있다.

정부의 8.25 가계부채 대책 이후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분양 열기가 과열되고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리면서 MBS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증했고 주담대 중 하나인 보금자리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MBS의 발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MBS가 미매각 되는 현상도 이때부터 잦아졌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통계정보에서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MBS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후행적으로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는 경기에 연동하지만, MBS는 주택 경기라는 변수를 추가로 안고 있다.





부동산 경기와 MBS 스프레드가 커플링(동조화) 되는 만큼 채권시장도 정부의 이번 추가 대책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MBS가 과거의 지위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MBS가 부동산 경기, 주담대의 산물이기 때문에 정부의 추가 대책에 따른 실제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부동산 과열이 진정되는 양상이라면 MBS도 추가 발행이 둔화할 수 있어 미매각되는 일이 줄고 스프레드가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경기를 건설이 이끌었던 점에 주목하며 시장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계 심리 위축과 함께 이미 투자용 물건에 대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한국 경제 성장을 떠받든 건설 경기가 악재를 만나면 올해 4분기에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경기가 둔화하면 시장금리의 하락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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