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외 채권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고 국내 위험업종에 포함되는 건설사 채권 역시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 금리인상까지 우려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했지만, 건설사들이 당장 차환해야 할 자금은 제한돼 중장기적인 시장 추이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10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90)를 보면 국내 건설사 중 현대건설이 채권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했다. 총 11종목, 1조4천900억원이 남았다.

대림산업의 채권 잔존액이 9천1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GS건설(5천669억원)과 SK건설(5천150억원)은 나란히 5천억원대를 넘었다. 대우건설은 4천500억원, 현대산업개발이 3천850억원을 나타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한 주요 건설사로 꼽혔다.

이들 건설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건설(AA-)이다. 대림산업은 A+, GS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A등급이다. SK건설은 A-인데 대체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우량등급보다는 다소 내려와 있다.

전일 무보증 회사채 A등급의 평균 금리는 3년물을 기준으로 2.780%를 기록했다. 전일보다 3.6bp 하락했다(채권가격 상승).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 당선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은 오전 중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5.7bp 높아졌다. 회사채 금리는 이보다 더 높게 뛰는 상태다. 트럼프가 적극적인 성장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되면서 변동성만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미국 금리까지 인상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채권의 금리는 더 튈 수 있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은 장기적으로 금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며 "재정지출, 이민자 추방, 약달러 유도 등은 인건비 상승과 수입물가 상승 등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결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주는 영향은 모호할 수 있고 12월 금리인상이 불확실해 단기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지만,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면 장기금리는 결국 상승요인이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은 당장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지 않아 장기적인 시장 추이가 중요할 것으로 진단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채권은 ▲대우건설 2천500억원 ▲현대건설 1천억원 ▲SK건설 600억원 ▲대림산업 300억원 등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내년 이후 건설업 경기가 떨어진다는 예측도 있어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빠르게 가져가거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국면이 전환되면 건설사의 조달 상황도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