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트럼프발 채권금리 상승이 국내 건설사에도 타격을 입혔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늘었기 때문인데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권의 금리가 더 많이 올라 주목됐다.

24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시가평가(화면번호 4763)를 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주요 건설사의 채권금리는 평균 28.9bp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촉발된 전 세계적인 채권 약세의 흐름을 따라갔다. 이대로라면 주요 건설사들은 이달에 월별로 가장 큰 금리상승폭을 보이게 된다.

금리 수준도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3년 만기 채권금리는 이달 들어 올해 처음으로 3.5%를 넘겼고 같은 만기의 GS건설 채권은 4%대에 올라섰다. 롯데건설은 5%, SK건설은 5.5%를 넘어섰다.





트럼프발 금리상승 국면에서 특이사항은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건설채권의 금리가 더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건설업계의 맏형인 현대건설은 우량 신용등급인 'AA-'이면서도 이달 들어 금리가 37.8bp 급등했다. 조사한 건설사 중 금리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제일기획과의 합병으로 건설 외 사업 포트폴리오가 생기고 건설채로 분류하면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AA+)은 이달 들어 3년물의 금리가 37.1bp 치솟았다.

오히려 기존에 금리가 높았던 건설사들이 이번 국면에서 선전했다.

현대산업개발은 3년물 금리가 이달 들어 12.6bp 오르는 데 그쳤다. 전월까지는 GS건설과 대우건설보다 같은 만기 채권의 금리가 높았지만, 지금은 더 낮다.

SK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19.9bp, 23.8bp 상승했다. 평균보다 낮다. 일반적으로 채권 약세 국면에서는 우량채권이 수혜를 보는 데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시장참가자들은 건설업 전반에 대한 불안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채권을 매도하는 상태라고 보면 우량채권을 지키려 할 수 있는데 건설채는 고평가 받았던 채권이 오히려 취약했다"며 "11.3 대책 이후 건설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섞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산업개발 등 최근 발행에 성공한 곳이나 실적이 준수한 곳 등은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량 건설채의 금리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삼성물산은 검찰 수사도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꼽혔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대기 매수세가 잠잠할 수 있기에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며 "삼성물산은 검찰 수사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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