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이재헌 기자 =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빚내서 집을 사는 모습이 극에 달했다. 청약경쟁률과 분양가격은 고공행진 했고 가계부채도 고점을 경신했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에 건설 관련 금융자산의 가치는 떨어졌고 연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도 있었다.

◇ 청약경쟁률 사상 최고…분양가도 고공행진

올해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400만명을 돌파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은 14.15대 1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9월 부산에서 분양한 '명륜자이'는 523.5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울산에서도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이 나왔고 서울에서는 '아크로리버뷰(306.61대 1)'가 새 기록을 썼다.

분양가도 치솟았다. 전국의 올해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천54만원으로 1천만원을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모든 면적대에서 2천만원을 넘어섰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양가를 끌어올렸다.

◇ 분양 밀어내기…과잉공급 논란

올해 전국의 신규 아파트 물량은 45만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분양된 물량(51만8천여가구)과 합치면 최근 2년간 약 100만가구가 신규공급됐다. 기존 공급된 전국 아파트의 10.3%에 달하는 물량이다.

2000년 이후 2014년까지 연평균 공급된 새 아파트는 약 27만가구다. 유례없는 청약열기에 건설사들은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다. 내년 대출규제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다.

지방에는 미분양 물량이 쌓여 과잉공급 논란을 키웠다. 11월말 기준으로 지방 미분양 주택은 3만9천37호다. 내년 구조조정 등으로 지방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분양 우려는 확대 추세다.

◇ 얼어붙은 건설채·건설주

국내 주택 경기에 대한 우려로 건설채는 갈수록 가치가 하락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불안감이 커지며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금리차)가 3년래 최고치로 올라갔다.

국내외 금리가 모두 상승했던 도널드 트럼프 당선 때는 직격탄을 맞았다. 11월 들어 금리가 약 30bp 정도 급등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채권이 더 피해를 받았다.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건설주도 가치 하락과 함께 투자자들의 발길이 한산해졌다. 주식시장에서 건설업 지수는 올해 10월에 고점을 찍고 하락세다. 전월 건설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955억2천만원)은 올해 이전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1천174억원)보다 감소했다.

◇ 1천300조 넘긴 가계부채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9월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는 1천295조7천531억원이다. 1년 새 130조원 이상 불었다. 올해 4분기에 은행권 가계대출만 16조원 이상 늘었으니 1천300조원대 시대가 시작됐다.

가계부채 급증에는 국내 부동산 경기 호조가 한몫했다. 지난해 말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2.2를 나타냈다. 올해 10월에는 125.2까지 높아졌다. 집값 상승에 실수요와 투기 수요가 섞이며 주택담보대출이 확대했다.

불어난 가계부채는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국내 경제의 위험요소로 부각됐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25bp 상승하면 주택가격이 초기(1년)에 0.375%, 누적 기준(10년)으로 1.06% 하락한다고 밝혔다.

◇ 주택시장 우려에 휘청거린 MBS

주택금융공사가 지난 8월에 진행한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은 수요를 다 채우지 못했다. 8월에만 총 1조5천100억원이 미매각됐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MBS 발행이 늘어난 게 원인이 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주담대가 34조원가량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MBS가 쏟아져 나왔다.

국내 주택처럼 과잉공급에 시달린 MBS는 장단기 금리가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미매각이 대거 발생한 만기 5년 구간을 중심으로 금리가 튀었다. 지난 9월 하순 발행 때는 7년물 금리가 20년물을 역전하기도 했다.

MBS에 대한 우려는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다소 가라앉았다. 부동산 체감경기와 MBS 금리가 동조화하는 모습을 과거에 나타냈기 때문이다. 11·3 대책 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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