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냉키 절벽(Bernanke Cliff)'이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3차 양적 완화(QE3)의 장기적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개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의 무제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미국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문제처럼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미에서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이름을 딴 버냉키 절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WSJ는 1차 양적 완화는 당시 상황에 비춰봤을 때 필수적이었지만, 그 이후의 조치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제한적인 양적 완화에는 실질적ㆍ잠재적 비용이 수반되는 것으로 진단됐다.

먼저 버냉키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장기적인 저금리로 경제성장이 촉진되면 미국인들이 이익을 얻는 만큼 예금금리가 낮다고 불평해선 안 된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WSJ는 그러나 퇴직자들이 이 주장에 결국 인간은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 죽는다는 경제학자 케인스의 말을 들어 반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버냉키 의장은 Fed가 채권 매입을 통해 얻은 이익을 재무부에 넘기는 만큼 양적 완화가 재정 적자 확대를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Fed의 초저금리 정책은 적자 재정을 운용하는 데 따르는 실질적인 금리 부담을 숨기며, 만약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채무상환 절벽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제시됐다.

무제한적 양적 완화에 따른 세 번째 비용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다.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근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간과한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Fed가 이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확대할수록 적절한 때에 출구전략을 쓰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WSJ는 미국 경제가 자칫하면 버냉키 의장이 사임하고 나서 한 차례 더 버냉키 절벽에 직면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태문영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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