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HSBC은행이 불법 금융거래 논란,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봉쇄, 미·중 갈등 고조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주가가 25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SBC는 이날 장중 한때 홍콩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4% 하락, 1995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다른 매체들과 함께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서 입수한 은행들의 의심거래보고(SAR) 2천100여건 자료를 분석, 보도하면서 HSBC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HSBC는 "ICIJ가 공개한 모든 정보는 역사적인 것"이라며 미국 법무부가 앞서 지난 2017년 5년간 기소유예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HSBC는 영국에 근거지를 둔 은행이지만, 수익의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올리면서 수십년간 정치적 풍파에 시달려왔다. 지금은 무역과 홍콩의 지위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있다.

투자자들은 HSBC가 중국 내에서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등재돼 소매금융과 증권시장에서의 성장 계획을 위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HSBC는 지난 1865년 홍콩과 상하이에 설립한 이래 중국에서 가장 큰 외국은행 지점망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HSBC는 화웨이 관련 정보를 미국 검찰 당국과 공유한 탓에 중국 당국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채무 불이행으로 대손충당금을 늘려나가야 할 형편이다. 영국 정부의 과학 자문관들은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코로나19 감염사례가 급증할 수 있으며 6개월간의 제한 조치에 대비해야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달 HSBC는 2분기 순이익이 96% 줄어든 1억9천200만달러라고 밝혔다. 은행은 미·중 간 정치적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충격으로 더욱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영란은행은 HSBC와 다른 은행에 자본 여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 배당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는 정기 배당 소득을 목적으로 HSBC 주식을 소유한 홍콩의 소액 투자자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