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금융시장은 미 대선 불복 사태에 준비됐나
<뉴욕은 지금> 금융시장은 미 대선 불복 사태에 준비됐나
  • 승인 2020.11.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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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합주에서 너무 근소한 차이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역전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벌써 소송전에 돌입하는 등 대선 불복 수순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본진인 미국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생경한 장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 불복하며 대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권좌에서 물러나기를 거부하는 장면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 측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라는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4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에 대한 재검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은 성명을 내고 "위스콘신 일부 카운티(미국 행정단위)에서 결과의 유효성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정행위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검표를 요구할 한계점 내에 와 있다"며 "우리는 즉각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허술한 행정체계 등을 감안하면 우편투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부재자 투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부정투표 사례가 뉴욕에 인접한 뉴저지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뉴저지주의 패터슨 시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우편투표를 이용한 부정선거가 확인됐다. 뉴저지주 검찰은 수사를 통해 시의회 선거에서 최다득표를 한 알렉스 멘데스 등 4명을 지난 6월 기소했다. 이들 중 2명은 투표권이 없는 주민을 유권자로 등록시킨 뒤 우편투표를 대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뉴저지 고등법원은 패터슨 시의회 선거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부정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재선거를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뉴저지 사례에 대한 고등법원의 판단 등을 빌미로 모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보편적 우편투표 실시는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재선캠프측은 뉴저지주 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보편적 우편투표가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전지 중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 대한 개표 중단 소송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우편투표를 흠집 낼 수 있는 사례를 최대한 발굴하면서 대선 개표 자체에 대한 공정성에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관례를 깨고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을 대선 일주일 전에 임명한 것도 이런 포석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대법관의 이념적 지형은 보수 6대 진보 3으로 일단 트럼프에 유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법원이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 것 같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의외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판결 여부와 관계없이 최종 판결까지 여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극심한 혼란이 미국 금융시장을 지배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뉴욕 금융시장에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조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이어갔다. 뉴욕증시도 나스닥지수가 3.85%나 급등하는 등 아직은 진흙탕 싸움에 따른 후폭풍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채권시장은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지 못할 것이라는 실망감 등으로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큰 폭의 되돌림 양상을 보였다.

미국의 헌법은 평화적 정권 교체를 전제로 만들어졌다. 대선에 불복할 경우 현직 대통령을 끌어낼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것도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서구 민주주의의 본진인 미국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불복 사태가 벌어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미국의 사법부 동향까지 챙겨야 할 듯하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가뜩이나 고달픈데 더 힘들어질 것 같다.(배수연 특파원)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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