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한 번 시장을 달래는 데 성공했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서 장기 평균 물가가 2%가 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점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망이 아닌 실제 지표를 보고 싶다면서 "전망에 근거해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면서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을 논의할 시가가 아니라는 점도 거듭 밝혔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을 빠르게 줄였다. 오전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나스닥 지수 등 위험자산도 안도 랠리를 펼치는 등 연준의 결정에 환호했다.

하지만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방어하기 위한 채권 매입 규모 혹은 듀레이션 확대, 채권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 매수 비중을 확대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등 적극적인 정책은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재개될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파월 의장이 재확인한 연준의 스탠스 가운데 시장이 새롭게 확인한 부분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국채 수급 여건만 봐도 10년물 기준으로 연 1.6%에 진입한 현재의 금리 수준은 추가 상승 우려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조9천억달러에 이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정부양책 집행을 위한 채권 추가 발행 부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의 스탠스도 미묘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점도표 상의 기준금리 중간값은 2023년까지 0.1%로 동일했다. 위원들이 대체로 이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다만 내년 이후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위원의 수는 이전보다 늘었다.

내년에는 3명의 위원이 한 차례 25bp 금리 인상을, 한 명의 위원은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지난 12월 점도표에서는 한 명의 위원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시장이 불안해지면 언제든지 위험 요인으로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면서 이날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은 4.7bp나 올라 2.438% 수준까지 올라섰다.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 스프레드도 150bp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지난해 말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최근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 상승의 본질은 경기가 당초 전망보다 너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거울이라는 점이다.

연준도 이런 기대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2%에서 6.5%로 2.3%포인트나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1조9천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재정부양책 등을 감안하면 5%포인트의 성장률 상향 압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채 수익률 급등 가능성은 꺼진 불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배수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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