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한 안도감으로 상승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3년까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줬지만, 경제 전망치 상향 조정 등에 경계의 시각은 지워지지 않아 장기물 위주로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오는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제로에 동결할 것으로 기대되며 약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이어간 영향으로 하락했다.

시장 참가들은 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준은 장기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안도감을 제공했다.

특히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2023년까지 제로(0) 부근 금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변화가 없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내년 이후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지난 12월 전망보다 늘어나기는 했지만, 평균 금리 중간값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0.1%로 동일했다. 다수의 위원이 이 기간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최근 경제 지표 개선과 1조9천억 달러 부양책 등을 고려하면 점도표 상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기존 전망 4.2%에서 대폭 상향 조정했지만, 점도표가 유지되면서 긴축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도 지금은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논할 시기가 아니라고 긴축 논란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전망치가 아닌 실제 지표를 보고 싶다"면서 "전망에 근거해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표로 확인할 때까지는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은행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완화 연장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별도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설명은 내놓지는 않았다.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불안 요인으로 부상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서 신규 확진이 재차 증가하면서 '3차 유행'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 다수 국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등 백신 보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상무부는 2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이 전월 대비 10.3% 급감한 142만1천 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5% 감소한 154만 채에 못 미쳤다.

2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10.8% 감소한 168만2천 채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7.0% 감소한 175만 채도 하회했다.



◇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9.42포인트(0.58%) 상승한 33,015.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41포인트(0.29%) 오른 3,974.1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64포인트(0.4%) 상승한 13,525.2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처음으로 33,000선을 넘어 종가를 형성했다. S&P 500 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은 장기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안도감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상승 전환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다만 증시 마감 무렵에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65% 부근으로 다시 반등하는 등 금리 상승 흐름 자체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는 양상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산업주가 1.12%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기술주는 0.11% 내렸지만, 커뮤니케이션은 0.22%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FOMC가 시장에 최선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인다"면서 "시장도 매우 긍정적인 전망에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국채금리와 인플레이션, 자산 가격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매우 완화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4.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83% 하락한 19.2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9bp 상승한 1.641%를 기록했다. 장중 1.686%까지 올라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7bp 오른 2.438%를 나타냈다.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2.0bp 하락한 0.129%에 거래됐다. 5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2bp 정도 내린 0.798%에 마감됐다. 장중 고점에서는 7bp 정도 후퇴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7.3bp에서 이날 151.2bp로 확대됐다. 수익률 곡선은 2015년 이후 가장 가팔라진 상태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의 모든 눈은 오후 2시에 공개된 FOMC 회의 결과에 쏠렸다. 시장은 연준 발표 전후로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이 1년 뒤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것과 달리 연준 위원들은 2023년 말까지 금리 인상을 내다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점도표에서 위원들은 2023년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발표 직전 6bp 정도 오르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상승폭을 축소했고, 단기물 수익률은 하락 전환했다.

연준은 2021년 PCE 인플레이션 추정치를 기존 1.8%에서 2.4%로 상향 조정했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6.5%로 올려잡았다. 점도표 중간값은 변화가 없었지만, 2022년과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위원들도 늘어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최근 가파른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무질서한 시장 여건, 연준의 목표를 위협하는 지속적인 움직임은 우려된다"고 했지만 다른 언급은 없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오 신용·채권 글로벌 대표는 "연준이 더 매파적인 쪽으로 기조를 이동하겠다는 어떤 신호도 없었다"며 "성명서는 방향이나 가이던스 측면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가격 반영은 연준의 점도표 전망에 역행한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카론 글로벌 매크로 전략 대표는 "기본적으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게 핵심"이라며 "조기 금리 인상 신호는 없었는데, 중요한 것은 연준이 2023년까지 예측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상당히 넘어설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문턱을 2.5%로 보는데, 연준은 그 아래라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 캐피털의 패트릭 래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점도표에서 더 나아가 포지션을 잡기 시작했는데, 점도표가 움직일 가능성으로 5년물에 집중됐던 일부 숏이 풀리는 것을 봤다"며 "연준의 우선 목표는 완전고용이고,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게 2차 목표라는 것을 시장 참여자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루퍼트 김 글로벌 채권 분석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고조나 봐왔던 경기 강세에 대해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2022년이나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위원들의 숫자가 늘었기 때문에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반사적인 반응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금리 전략 대표는 "파월 의장이 매우 비둘기파적이고 완화적인 어조를 고수했다"며 "기본적으로 '내 앞에서 꺼져'라고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0년 국채수익률이 후퇴하고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고 지적하며 "연준은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고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파월 의장은 정말 비둘기파였고, 정말로 비둘기였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87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986엔보다 0.111엔(0.10%)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7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059달러보다 0.00711달러(0.60%)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40엔을 기록, 전장 129.74엔보다 0.66엔(0.51%)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6% 하락한 91.425를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 국채 수익률은 연준 발표 이후 상승폭을 줄이는 등 안정을 되찾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당초 공언했던 2023년보다 빨리 정책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단서를 제공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지만 연준은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서 장기 평균 물가가 2%가 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완만하게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면서 전망에 기초해 선제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준이 당초 시장의 전망대로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사실상 동결할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빠르게 해소됐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에 동조했던 달러-엔 환율도 연준 발표후 108엔대로 다시 진입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의 강세를 의미한다. 달러-엔 환율은 미 국채 수익률과 일본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이날 장 초반 한때 109.17에 호가되는 등 9개월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로화도 미국채와 독일 분트채의 스프레드 축소 등을 반영하면서 상승세를 확대했다.

한편 러시아 루블화가 달러화에 대해 1%대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도널드 트럼프로 돌리려고 연출을 시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모넥스 외환 분석가인 사이먼 하비는 "바이든의 발언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증권 거래 플랫폼인 위불의 최고경영자인 앤서니 다니엘은 "지금까지 채권 수익률을 확실히 끌어올린 우려만 있었다"면서"하지만 연준이 상당히 강한 경기 전망을 하면서도 비둘기파적으로 대응하는 등 미국채 수익률을 단기적으로 약간 끌어내리지는 않더라도 현 수준에서 지지할 수 있는 큰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풀이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달러(0.3%) 하락한 64.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 FOMC 결과 등을 주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24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40만 배럴 증가보다 많이 늘었다.

여기에 휘발유 재고가 약 47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약 26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5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6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봤었다.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이어간 데다, 석유제품 재고도 예상과 달리 늘어나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3년까지는 원유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유가가 지속해서 오르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한 점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불안정한 점도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유가는 하지만 FOMC에서 연준이 우려했던 것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장 후반에는 낙폭을 줄였다.

연준이 공개한 위원들의 기준금리 경로 전망인 '점도표' 상에서는 2023년까지 제로 부근 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유지됐다. 적지 않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FOMC 결과 발표 이후 미 국채 금리가 반락하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레벨 부담에 따른 유가의 조정이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세븐리포트의 타일러 리키 공동 편집자는 "원유 시장의 배경은 여전히 강세에 우호적"이라면서도 "투기적인 유가 상승 베팅이 차익을 실현하고 최근 상승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WTI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물러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