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엄청난 규모의 탄소 배출을 유발하는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돈세탁 등 사이버 범죄와 지배구조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진단했다.

22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BOA는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2억 명이 넘는 승객을 수송하는 아메리칸에어라인 같은 주요 기업과 200만 명을 고용한 미국 연방정부 전체와 맞먹을 정도라는 조사 자료를 내놨다.

BOA는 비트코인에 10억 달러가 유입될 때마다 자동차 120만대와 같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추정했다.

BOA는 "5만 달러에 비트코인 하나를 구매하면 탄소 발자국만 270t으로,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60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의 탄소 발자국은 가격과 직결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결과적인 배출량도 증가하고, 더 많은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참여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수요에 대응하고 해킹을 막기 위해 더욱 복잡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해시 파워(hash power)가 필요하며 이는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킨다고 BOA는 진단했다. 해시파워는 채굴을 통해 블록을 생성하는 채굴 장비의 역량을 일컫는다.

BOA는 "비트코인 가격과 비트코인 에너지 사용 간 비교적 선형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최근 2년간 비트코인 추정 에너지 소비량이 200% 이상 증가한 것은 어쩌면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대부분의 기업과 국가가 환경영향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 상황에서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그리스처럼 작지만 발전된 나라만큼이나 전력을 사용한다고 BOA는 덧붙였다.

또 다른 핵심적인 우려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장려하고 전기료가 매우 낮은 중국에서 해시파워 대부분이 나온다는 점으로 지목됐다.

BOA는 "중국 전기발전의 60% 가까이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며, 20% 미만만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부분의 비트코인 채굴이 지속 불가능한 화석 연료에 의해 추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더리움의 에테르를 포함한 다른 가상화폐들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약간 (비트코인보다) 작을 뿐이라고 BOA는 강조했다.

그러나 BOA는 중앙은행들이 제안한 디지털 통화는 가상화폐만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OA는 환경 영향 외에도 비트코인을 투자하는 데 따른 사회적이나 지배구조와 관련된 위험에 대한 논의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BOA는 화폐의 민주화와 분권화는 가치가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면서 "익명성은 범죄 활동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여러 차례 암호화폐에 대해 우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돈세탁' 등 온라인 범죄 활동에 사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BOA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주된 이유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나 투자 다양화보다는 '가격 상승'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광범위한 평가를 제공하고 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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