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CPI에 안도하며 소폭 하락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2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430엔보다 0.140엔(0.1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25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084달러보다 0.00168달러(0.14%)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29엔을 기록, 전장 130.28엔보다 0.01엔(0.0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9% 하락한 92.049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미 국채 수익률은 미국의 CPI 발표 직후 10년물 기준으로 연 1.66% 언저리에서 탐색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때 1.77% 수준까지 치솟았던 데 비해서는 안정적인 흐름이다.

당초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였던 3월 CPI가 시장 전망치 수준을 소폭 웃도는 데 그친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3월 CPI는 전월보다 0.6% 올라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5% 상승을 상회했다. 2월 0.4% 올랐던 것보다도 상승 폭도 커졌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0.2% 상승을 웃돌았다. 3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2.6% 올라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발언 수위를 높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겠지만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연준의 진단에 동조하는 시장 참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공급망의 문제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경우도 있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전날 실시된 미 국채 입찰도 10년물 수익률이 1.68% 수준에서 낙찰되는 등 큰 무리 없이 소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들어 강세 흐름을 다져왔던 달러화도 미 국채 수익률 하향 안정세에 동조해 이달 들어서는 약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무질서한 통화 정책 긴축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최고의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월간 펀드매니저 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 공포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제는 테이퍼 탠트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TD증권 유럽통화전략 헤드인 네드 럼펠틴은 "인플레이션 수치만으로 달러화가 움직일 가능성은 작지만, 미 국채 수익률의 반작용으로 특히 달러-엔 환율 등 외환시장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인 짐 리드는 "향후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져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급망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해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면 그건 교과서적인 인플레이션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ING 전략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미국의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결국 엔화, 스위스 프랑, 유로화 같은 수익률이 낮은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미국 경제가 과열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진단에 기름을 부을 것이고 연준의 확고한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점점 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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