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금 가격이 지난 2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는 등 단기급등한 데 따른 되돌림에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 부진 속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강화된 것도 금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0달러(0.1%) 하락한 1,836.10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2월 10일 이후 최고치로 거래를 마친 데 따른 부담 등을 이날 일부 반영한 것으로 진단됐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금 가격 하락의 요인을 지목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조기에 종식하도록 자극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상당 기간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최근 3년 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4월 PPI가 전년 대비 6.8%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인 6.5% 상승을 상회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중국의 4월 PPI는 지난 2017년 6.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경쟁 관계인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대한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연 1.62%에서 호가가 나오는 등 오름세를 보인다.

뉴욕증시 등 글로벌 증시의 약세는 금 가격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때 600포인트 이상 급락하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대의 급락세를 보이면서 안전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오안다의 시장 분석가인 소피 그리피스는 "금 가격이 시장의 '리스크 오프' 분위기와 미국 달러화를 둘러싼 약간 부드러운 톤의 약세에 의해 지지가 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식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베르타스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아담 쿠스 회장은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기 때문에 금 가격의 단기적인 움직임은 지난달에 기록했던 전고점을 상향 돌파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달러화도 동시에 하락하고 있어 금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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