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뉴욕은 글로벌 금융의 수도이면서 문화의 수도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이 지출하는 예산이 국가 예산 기금보다 많다고 한다. 돈의 힘만으로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은 뉴욕의 엘리트들이 공을 들인 결과다.

문화 부문에서도 미술의 경우 뉴욕은 명실상부한 세상의 중심이다. 뉴욕의 심장인 센터럴 파크와 맞닿아 있는 4개 블록에 걸쳐 위용을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의 보석이다.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걸작들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걸려 있다. 뉴요커들은 약탈을 통하지 않고 모두 자신들의 재원을 바탕으로 평화적으로 걸작을 수집했다는 점을 최대의 자랑거리로 삼는다.

이른바 모마(MoMA)로 불리는 뉴욕 현대 미술관(MoMA:The Museum of Modern Art)은 전 세계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미술관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화 가운데 하나인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The starry night 1889)'라는 걸작도 모마에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의 공연 예술 복합 시설인 링컨센터가 있고 라이언킹,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등 주옥같은 뮤지컬이 모두 공연되는 브로드웨이가 뉴욕 타임스퀘어 옆 골목이다.

매년 2월과 9월에 열리는 뉴욕 패션 위크는 런던, 밀라노, 파리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위크로 꼽힌다. 패션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문화의 수도인 뉴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개를 계기로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리는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라 열리면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에 나서며 가장 많이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BTS를 임명하면서다. BTS는 어깨 처진 전 세계 청년 세대에게 소통을 바탕으로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 온 이른바 'K컬처(한국문화)'의 최고 전도사다.

특히 미국 메인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의 안무는 공감 능력을 갖춘 K컬쳐의 장점을 한껏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무에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화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퍼미션 투 댄스'는 핫 100에서 7주 연속 1위를 지키던 '버터'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번 주 이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핫100의 1위 곡을 자신의 곡으로 바꾼 사례는 1964년 비틀스 이후 14번째인 대기록이다.

이런 K컬처 혹은 K팝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논의도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에 따르면 오는 22일 로버트 킨슬 유튜브 최고사업책임자(CBO) 등이 K팝의 세계적인 성공요인 등을 분석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광복절인 다음달 15일에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대규모 K팝 파티가 펼쳐진다.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 복합시설 가운데 하나인 링컨센터의 야외 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날 행사는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조윤증)과 링컨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K팝 디스코 피버 (K-Pop Disco Fever)'로 명명된 이 날 행사는 뉴욕의 '리오프닝'을 기념해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활용한 디제잉으로 뉴요커들에게 K팝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에 걸쳐 한국 음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도로 열릴 예정이다. 방송인 케빈 우는 오는 31일 K-SSAM LIVE 프로그램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이브로 진행하면서 포용적인 한국 쌈문화의 우수성을 홍보할 예정이다. 케빈 우는 인스타그램에서 72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기 방송인이다. 한국의 버섯을 주제로 진행되는 1일 유튜브 생방송은 2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풍(FUNG) 형제가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4일부터 30일까지 모두 5회에 걸쳐 링컨센터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공공예술 프로젝트 '유 아 히어'(You Are Here) 공연에는 한국 포커 록의 거장 한대수가 한국 아티스트로 유일하게 참여해 팬데믹(대유행)으로 고통을 받은 뉴요커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유 아 히어'는 봉쇄됐던 뉴욕이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팬데믹 동안 힘들었던 뉴요커들을 다독이기이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뉴욕이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의 중심이 됐던 것처럼 한국도 K컬처의 자양분을 바탕으로 경제 금융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도 현실이 되고 있다. 뉴욕 총영사관(총영사 장원삼)을 중심으로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한국투자공사(KIC) 뉴욕지사, 국민연금(NPS)뉴욕지사 등 한국의 투자기관들은 이미 월가로부터 아이돌 스타급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운용규모가 크고 월가에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도 적지 않다는 의미일 듯싶다. (배수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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