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주간 실업 지표 등 경제지표 부진에도 기술주 강세에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인 기조 유지에 이어 미국 실업보험청구건수가 예상 밖으로 증가하면서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도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에 낙찰됐다.

달러화 가치는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는 미국의 경제지표의 영향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최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올해 원유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되며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와 기업들의 실적 발표, 코로나19 델타 변이 관련 뉴스를 주시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대체로 부진하게 나왔으나, 최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이어진 데다 실적이 여전히 견조해 주가는 상승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늘어나 고용회복세가 고르지 않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만1천 명 늘어난 41만9천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5만 명보다 6만9천 명 많은 수준이다. 10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36만 명에서 36만8천 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6월 전미 활동 지수는 0.09로 집계돼 전달의 0.26보다 둔화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0.3보다 부진했다. 이는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오른 115.1을 기록해 전월 상승률 1.2%보다 둔화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0.8% 상승이었다.

6월 기존 주택 판매(계절 조정치)는 1.4% 증가한 연율 586만 채로 집계됐다.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6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존주택 중간 판매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4% 오른 36만3천300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7월 캔자스시티 연은 제조업활동지수는 30으로 전월보다 개선됐다.

이날 ECB는 정책을 동결하고, 완화적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할 때까지 금리를 현 수준이나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것도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CB는 앞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 바로 아래'에서 '2%'로 수정하고, 이를 대칭적인 목표치라고 밝힌 바 있다. ECB는 한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더라도 이를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 역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동안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한 셈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너무 이른 긴축은 누구도 원하지 않으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전체 규모도 1조8천500억 유로로 유지됐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PEPP 종료를 논의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델타 변이 확산이 서비스 회복세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다. 미국의 7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 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만1천3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과 비교해 2.71배로 증가한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서도 지난 21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2천32명으로 늘어나 5월 3일 이후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의 7일 평균 코로나19 사례가 전주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CDC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침을 변경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35포인트(0.07%) 오른 34,823.3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79포인트(0.20%) 상승한 4,367.48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2.64포인트(0.36%) 오른 14,684.6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아메리칸항공은 2분기 순익 전환에 성공했고, 유니언 퍼시픽과 CSX도 긍정적인 분기 실적을 내놨다. AT&T의 분기 매출과 순익도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리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기업은 전체의 15%로 이들 중 88%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익을, 84%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다.

업종별로 기술주가 0.7%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헬스와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 주도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금융주는 1%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표가 한동안 들쑥날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중앙은행의 완화적 기조가 예상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디어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앙 갈리 매크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약간의 고르지 못한 모습이 예상된다"라며 최근의 부진한 지표는 연준이 더 오랜 기간 부양책을 제공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동성은 연준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5%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2포인트(1.23%) 하락한 17.6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 기준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3시 기준보다 2.48bp 하락한 1.25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3.07bp 하락한 1.902%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0.1bp 오른 0.211%를 기록해 보합권에 머물렀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07.37bp에서 104.8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 1.28~1.29%대에서 지지력을 보이다 1.26%대로 내렸다.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오전에 1.93%대에 머무르다 오후에는 1.90%대로 내렸다.

비둘기파적인 ECB 통화정책 결정과 함께, 미국 실업보험청구건수가 나오면서 미국 국채수익률은 점점 하락 폭을 키웠다.

ECB의 정책 변화를 기대했던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소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미국 경제지표 결과는 명암이 엇갈렸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실적과 경제지표의 파도는 경제에 그리 낙관론을 불러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벳증권은 "현재 시장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며 "우리는 더 많은 시간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진행된 16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은 역대 최저 금리 수준에 마무리됐다.

미 10년물 TIPS는 -1.016%에 발행됐으며, 응찰률은 2.50배였다. 낙찰률은 간접 70.1, 직접 15.5% 수준이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10년물 TIPS의 발행 금리가 역대급으로 낮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오는 27~2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미 연준이 ECB에 이어 긴축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지, 자산매입 축소와 관련한 새로운 시그널을 줄지가 관건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올해 여름 후반 잭슨홀 회의나 9월 회의에서 언제 테이퍼링이 시작될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ING의 칼스텐 브제스키 애널리스트는 ECB 결과에 대해 "새 병에 담긴 오래된 와인 같았다"며 "커뮤니케이션이 다소 달라졌지만, 내용 면에서 ECB는 매우 도비시했고, 모든 테이퍼링 추측에 상한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안 린겐 BMO 전략가는 "예상외로 늘어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일자리 창출 속도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면서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JP모건체이스앤코의 피터 B 매크로리는 "팬데믹 관련 실업보험 프로그램의 종료가 고용시장과 전체 경제에 미친 영향을 보기 위해 실업보험청구 데이터를 계속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기준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0.14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280엔보다 0.139엔(0.1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70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009달러보다 0.00304달러(0.26%)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63엔을 기록, 전장 130.13엔보다 0.29엔(0.26%)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0% 상승한 92.844를 기록했다.

ECB는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재확인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유로화는 석 달 반만의 최저치 수준 언저리까지 내려서는 등 다시 약세를 보였다.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일본 엔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케임브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주간실업보험청구건수는 경제둔화의 더 많은 증거를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상치를 계속 웃돈 주간실업보험청구 건수는 미국 고용시장의 모멘텀이 상실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이는 연준이 긴축 계획을 앞으로 더 늦추고 채권 수익률을 더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다"고 덧붙였다.

NAB의 분석가인 타파스 스트릭랜드는 "(델타 변이가) 경제회복의 즉각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각국이 백신 접종을 강화함에 따라 기껏해야 경제 재개를 석 달 정도 늦출 뿐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2.3%) 오른 배럴당 71.9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WTI 가격과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7%, 6% 이상 하락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의 감산 완화 조치에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다.

예상보다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날 경우 유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위험자산이 안정을 찾으면서 유가는 다시 반등했다.

모건스탠리는 "원유 수요 회복에서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로) 일부 약한 부문이 나타났으나 이는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9주 만에 예상을 깨고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모두 줄어 여전히 수요는 견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2020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오안다의 크레이드 얼람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7월 중순의 불안감이 다소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월요일 매도세 이후 유가가 70달러를 빠르게 복귀한 것은 인상적이라며 트레이더들이 하락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다른 위험자산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가 폭락세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경기 회복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계속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올해 원유 공급이 수요 대비 부족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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