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번 주말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이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으로 쏠릴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늦어도 추수감사절 전까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장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서다. 미국의 중앙은행이고 사실상 세계의 중앙은행 노릇을 하는 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군은 제롬 파월 현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다.

월가 전문가들은 현직인 제롬 파월 의장이 연임에 성공할 확률이 아직은 훨씬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베팅 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재임 가능성이 지난달 기준으로 61%에 이르는 등 훨씬 높다. 다만 재임 확률이 예전만 못하다. 같은 조사에서 파월 의장의 재임 가능성은 지난 8월에 약 80%에 달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등 진보주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레이너드 이사는 같은 기간 가능성이 한 자릿수에서 25% 수준까지 급등했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약진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월가 등은 아직도 파월 의장의 연임 가능성이 압도적인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차기 연준의장 낙점의 마지막 변수는 미국의 복잡한 정치적 지형이 될 전망이다. 차기 의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50으로 양분하고 있는 상원 청문회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야당인 공화당의 입장도 살펴야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민주당 내부의 역학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조7천5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해서다.

특히 민주당에서 '여당 내 야당'으로 통하는 조 맨친 상원 의원과 커스틴 시네마 상원 의원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사회복지법안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맨친 의원 등이 차기 연준 의장 지명에도 민주당 상원 지도부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민주당 상원의원 중에서는 영향력이 큰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의 의중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 의원은 진보 성향의 의원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대우받으면서 각종 현안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워런 의원은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토 박아 밝히기도 했다.

워런 의원은 지난 9월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파월 의장을 상대로 "당신이 은행 시스템의 약화를 주도했다"며 재지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워런 의원은 또 파월의장을 "위험한 사람"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당시 워런 의원은 "당신의 기록은 나를 크게 우려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당신은 우리의 은행시스템을 덜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행동했고, 그것은 연준을 이끄는 데 있어 당신을 위험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당신의 재지명에 반대하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복잡한 의회 사정을 감안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백악관은 당초 이번 주말에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추수감사절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한편 베팅 사이트인 프리딕트잇(predictIt)은 지난 17일 미국 상원이 파월을 차기 의장으로 확정할 것이라는 베팅 결과를 공개했다.

*사진*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1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