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혼조세를 보였다. 일본 엔화가치는 한때 4년 반만에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는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약세폭을 확대했다. 시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재지명한 데 따른 후폭풍이라고 풀이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4.9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846엔보다 0.144엔(0.13%)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25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366달러보다 0.00151달러(0.13%)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37엔을 기록, 전장 129.04엔보다 0.33엔(0.26%)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6.503보다 0.01% 하락한 96.493을 기록했다.

엔화의 약세가 가팔라졌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전날 종가대비 5.0bp 이상 오른 0.644%까지 호가를 높이면서다. 일본 국채(JGB) 2년물과 미국채 2년물 스프레드가 77bp 이상으로 확대되는 등 지난해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재지명 소식에 상승세를 이어가며 엔화의 캐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파월이 이끌게 될 연준 집행부가 매파적인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엔화는 미국채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때 115.154엔을 기록했다.

유로화의 약세는 진정 기미를 보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유로존 기업의 11월 경제 활동 증가율이 개선됐다. 금융정보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11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5.8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53.2를 웃돌았다. 전월 54.2보다 높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의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유로존의 합성 PMI는 지난 6월 이후 둔화하다 다시 개선됐다. 11월 유로존 제조업 PMI 예비치는 58.6으로 시장 예상치 57.3을 웃돌았다. 11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 역시 56.6으로 시장 예상치 53.8을 넘었다.

달러 인덱스는 16개월만의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간 뒤 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96.608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재지명했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서에서 "전에 내가 언급했듯이 우리는 팬데믹 이전에 있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우리는 경제를 다시 더 잘 재건할 필요가 있다"라며 "나는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박사가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며, 완전한 고용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둬 우리 경제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있어 팬데믹 초기 파월 의장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흥국인 터키 리라화 가치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며 한때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13리라 선도 깨졌다.

리라화 가치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대 1달러당 13.3089리라에 거래되는 등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라화 가치는 올해 초와 비교할 때는 약 40%, 지난주 초와 비교해도 20%가량 폭락했다.

리라화 가치 폭락은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면서 촉발됐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19%에서 18%로 인하했고, 지난달에도 18%에서 16%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지난 19일에도 기준금리를 15%로 1%포인트 또다시 인하하면서 리라화 가치 폭락을 주도했다.

이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금리 인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중앙은행 총재를 경질하는 등 고금리 정책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었다.

모넥스의 외환시장 분석가인 이마 삼마니는 "시장은 이런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달러화 강세의 모든 논거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 강세는 연준 정책 입안자들의 논평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유통시장에서의 미국 수익률의 상승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여기에는 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이면 연준이 2022년 금리 인상의 여지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도 포함된다.

코메르츠방크의 외환 및 상품 연구 헤드인 울리히 로이흐트만은 파월 의장을 재지명한 한 결정은 달러화에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바이든은 월요일 지명으로 원칙에 충실하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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