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안전자산 선호현상 약화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 러시아가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하지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달러화 추가 약세는 제한됐다. 지정학적 우려가 잦아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5.64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5.610엔보다 0.038엔(0.03%)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353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944달러보다 0.00586달러(0.5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1.32엔을 기록, 전장 130.55엔보다 0.77엔(0.59%)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6.368보다 0.37% 하락한 96.016을 기록했다.

러시아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러시아가 일부 군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치고 있어서다.

전날 배럴당 95.46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9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해당 소식에 2%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러시아가 당장이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계감을 완전히 풀지는 않고 있다.

러시아 병력의 일부 철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러시아 루블화도 한때 달러화에 대해 2% 가까이 급등하는 등 안도랠리를 펼쳤다.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 등 안전통화는 약세로 돌아선 뒤 보합권을 중심으로 공방을 펼쳤다. 일본 엔화는 지난 주말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하면서 올해 들어 두번째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가치가 급등했다. 안전자산 수요를 반영하면서다. 하지만 이후 미국채 수익률 급등에 반응하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선 뒤 보합권에서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00%를 상향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캐리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거센 것으로 재확인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대비 9.7% 올라 월가의 예상치 9.1%를 훌쩍 뛰어넘었다.

거세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준이 매파적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를 재개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4.7bp이상 오른 2.035%에 호가됐다.

자금시장은 연준이 3월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65.5%, 25bp 인상할 가능성을 34.5%로 책정하고 있다.

미국 연준 고위관계자들은 기준금리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연준이 오는 7월 1일까지 100bp의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견해를 다시 강조했다.

불러드 총재는 전날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연준이 선제적인 통화 긴축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차례의 보고서만으로 풀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겠지만 일련의 4차례에 걸친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서 확대되고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불러드 총재의 발언 이후 시장은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10일에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쇼크에 크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꾸준한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고 매파 대열에 합류했다. 바킨 총재는 전날 시리우스XM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시작할 때가 된 것 같고, 꾸준히(steadily) 움직여 팬데믹 이전 레벨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이 금리를 움직이는 동안 인플레이션이 안정시킬 수 있고, 그에 따라 금리 인상 타이밍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지 총재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연준이 얼마나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견해를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나온 7.5%의 물가 상승률과 제로에 가까운 연준의 기준금리를 지적하며"우리 정책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했다.

미즈호의 이자율 전략가인 피터 매컬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보도에서 안도감이 느껴지는 단계이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워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상황이 추가로 진전되더라도 매도 포지션을 잡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상승 추세이며 이는 중앙 은행이 덜 매파적으로 움직이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 위험자산은여전히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채 수익률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녹번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군사 훈련을 마친 후 일부 군대를 기지로 복귀시키기로 한 러시아의 결정이 달러, 금,석유 등을 압박하는 반면 글로벌 증시의 안도랠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쿼티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튜어트 콜은 "잠재적 긴장 완화에 대한 소식은 환영할 일이지만 시장은 위기가 끝났다고 판단하기 전에 더 구체적인 것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통해 침공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분한 병력 또는 군사 장비가 국경에서 철수하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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