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단순 되돌림이라고 보기에는 금리 낙폭이 다소 큰, 확신이 깃든 강세가 나왔다. 간밤 미국 장기 금리도 하락하면서 이런 심리를 뒷받침했다.
뉴욕 장중 발생한 미 2-10년 수익률 곡선 역전도 강세 심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3.43bp 오른 2.3746%, 10년물 금리는 6.42bp 내린 2.4009%에 거래됐다. 2년과 10년 금리는 장중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가 다시 정상화됐다.
금리 역전에 대한 시장의 공포감은 크지 않았다. 미 10년물 금리가 양적완화(QE)에 의해 인위적으로 낮아진 상태기 때문에 2-10년 구간의 역전은 진정한 경기 침체 신호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5일 보고서를 통해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3개월물과 18개월물 포워드 스프레드)가 더 정확한 지표며, 이 스프레드는 역전 위험이 없다고 강조한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기도 했다. 연준이 직접 나서서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고 얘기한 셈이다.
그러나 윌리엄 더들리 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9일 언론 기고문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 이번에도 역시 다르지 않다는 시각을 대변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 2-10년 금리 역전 뒤 평균 15개월 뒤에 침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추경과 적자국채 관련 뉴스가 하루도 빠짐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분기 말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채권 강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 규모가 50조 원에서 30조 원 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적자국채를 최소화할 의지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필요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커 총재는 올해 7회의 25bp 인상을 예상하던 입장에서 더 매파적으로 의견을 수정했다.
장 마감 뒤 미국에서는 물가 상황을 알 수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나온다. 지난 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5.2% 상승했는데, 2월에는 5.5%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전황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한 가운데 평화협상의 진전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누그러뜨리는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장단기 금리의 역전에도 위험 선호 심리가 유지되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뉴욕 증시는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8.30포인트(0.97%) 오른 35,294.1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6.08포인트(1.23%) 상승한 4,631.6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4.73포인트(1.84%) 뛴 14,619.64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1,209.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19.80원) 대비 11.55원 내린 셈이다.(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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