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동안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노무라금융투자가 돌아왔다. 연초 대한항공(한국수출입은행 보증)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채권)와 교보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주관사단으로 활약하면서다.

노무라금융투자의 복귀는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맨데이트를 받으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내부적으로 국내 국책은행 딜을 수임하지 않았던 데서 달라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일본 노무라 금융 그룹의 국내 현지법인이다. 국내외 기관을 대상으로 한 장외파생상품 영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그동안 한국물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상당했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국내 기업의 외화채 주관 업무를 수행하며 노무라금융투자만의 입지를 다졌다.

그런 노무라금융투자가 지난해 한국물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직전 연도에 한국 진출 후 두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노무라금융투자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건 한 발행사의 주관사 선정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되면서다. 사건이 무혐의로 끝나긴 했지만 내부 통제가 강한 노무라금융투자 특성상 이후 한국물 영업에는 힘을 잃었다. 맨데이트를 받고도 거절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주관 실적 '제로(0)'라는 이례적 사태에 노무라금융투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근심으로 바뀌었다. 외국계 증권사 특성상 뚜렷한 실적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냐는 걱정이 난무했다. 더욱이 부채자본시장(DCM) 헤드인 김진구 부문장을 필두로 정동옥 상무 등 탄탄한 인재가 자리를 잡은 곳이었다는 점에서 업계 내 우려는 더욱 컸다.

불안을 딛고 노무라금융투자는 복귀를 알렸다. 일본계 하우스로서의 강점을 살린 사무라이본드 딜로 1년 반 여 만에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뒤이어 과거부터 업력을 쌓아온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딜로 노무라금융투자만의 차별성을 드러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받은 맨데이트는 노무라금융투자의 완연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과거 내부적으로 제한됐던 국책은행 딜에서도 제한이 사라진 것이다.

한국물 시장에서는 한동안 외국계 증권사의 이탈이 이어졌다. 2020년 코메르츠방크가 한국물 비즈니스를 중단한 것은 물론 모건스탠리와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도 담당 인력 퇴사 후 충원에 나서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의 외화 조달 라인이 하나씩 사라져간 셈이다.

노무라금융투자의 복귀는 그런 점에서 더욱 환영받는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물 시장은 DCM 뱅커들의 이탈 및 외국계 증권사의 비즈니스 축소 등으로 소수 하우스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기류가 두드러졌다"며 "이런 환경에서 시장에서 굵직한 이력을 쌓아온 노무라금융투자가 드디어 돌아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피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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