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사의 퇴직연금 사업부에서 계리사의 역할이 커지기 시작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계리사를 신규 채용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하나증권은 설명했다.

계리사는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사고 발생률이나 위험률을 계산해 매월 납부할 보험료를 책정한다. 여기서 퇴직연금감독 규정에 따라 퇴직연금 관련 업무에 1년 이상 경력을 쌓고 관련 업무 교육을 이수해야 퇴직연금 시장에 종사할 수 있다.

연금 시장에서 계리사들은 주로 확정급여(DB)형 관련 업무를 맡는다. 근로자의 사망률과 퇴직률 그리고 퇴직 부채 등을 산정해 퇴직연금 고객인 사업장에 매년 부담해야 할 적립금을 알려준다.

지난 2005년 말 퇴직연금제도 도입 후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연금시장 내 증권사 비중은 빠르게 커졌다. 2014년 말 기준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은 전체의 17.1%였는데 작년 말 21%까지 증가했다. 동기간 은행업권은 1.2%포인트 증가했고, 생명보험업은 3.9%포인트 하락했다.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하게 늘었지만 계리사 채용 공고는 드물었다. 최근 2년간 계리사 모집 공고를 냈던 곳은 하나증권과 신영증권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1년에 세 자릿수 안팎으로 합격생이 나올 정도로 공급이 적은 탓도 있지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자 연금 사업 초기에 증권사들이 대거 채용한 뒤 인력이 그대로 유지된 측면도 있다.

설령 인력이 필요해지더라도, 업계 자체가 좁아 스카우트 형식으로 간혹 채용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국보험계리사회에 따르면 계리사 정회원 수는 현재 1천746명으로 집계된다.

그런 증권업계에서 계리사 수요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지난 4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도입되면서 DB를 채택한 300인 이상 사업자는 적립금운용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됐다. 동시에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제도도 도입됐는데 그 과정에서 외부위탁운용(OCIO) 등의 수요가 커지면서 DB형 퇴직연금 시장 성장은 탄력받을 수 있다.

또 계리사 역할이 연금 교육까지 확대되면서 업무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계리사가 지닌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연금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지 등을 고객에게 합리적으로 조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부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을 맡은 김진웅 연구소장 역시 계리사 출신으로 현재 리포트와 유튜브 등으로 은퇴 후 자산 마련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계리사는 "최근 퇴직연금 시장 상황이 증권업에 유리하게 흐르고 있어 계리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업무를 접하고자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제도 설계부터 컨설팅까지 업무 영역 역시 다양해져 향후 계리사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정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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