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의 정책 선회와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 효과로 큰 폭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전일 나온 한은과 기획재정부의 5조 원 규모 실개입이 시장에 단비가 되기는 했지만 그 이후의 시장안정화 동력에 대해 또다시 걱정이 되던 차에 간밤 BOE가 초장기 채권 매입 조치를 발표했다.

BOE는 10월 14일까지 20년 이상의 만기가 남은 국채를 경매당 최대 50억파운드 규모로 매입하기로 했고, 양적 긴축(QT) 일정은 10월 31일로 연기했다. 영국 국채의 2년물 금리는 37.19bp 내렸고, 10년물 금리는 50.08bp 떨어졌다. 30년물 금리는 106.10bp나 폭락했다.

BOE의 채권 매입 소식에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4.79bp 하락한 4.1392%, 10년물 금리는 21.20bp 떨어진 3.7362%에 거래됐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기능을 하지 않는 시장에 국채를 팔지는 않을 것'이라는 휴 필 BOE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이 현재 BOE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BOE가 기존 QT 시행에 대한 입장을 뒤집었다고 해도 이는 시장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 물가 안정에 대한 정책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도 전일 단순매입을 발표하면서 정확히 같은 내용의 입장을 시장에 전했다. 단순매입은 금리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지 통화정책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은의 단순매입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아 보이는 반면, BOE는 정책 선회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새로 구성된 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정책을 발표한 마당에 BOE의 국채 매입이 사실상 이를 지원하는 효과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기재부가 재정 건전성을 기본 정책 기조로 삼고 있고, 한은이 양적완화(QE)에 나선 적도 없다. QE를 한 적이 없으니 이를 되돌리는 QT를 할 의무가 없고, 단순매입을 한다고 해서 이를 긴축 기조의 후퇴로 과대해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재부의 정책 초점이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전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입장 선회에 대한 기대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28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도 물가안정"이라며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일체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선택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했고, 국내 채권시장도 이를 반영할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손이 영구적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에너지 위기와 유럽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신에 따르면 4개의 가스관 중 1개는 파손되지 않고 남아있다.

오후에는 독일의 9월 물가지수가 나온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독일 전체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기 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리아(NRW) 지역의 통계가 우리나라 장중에 먼저 알려지면서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

한은의 단순매입 물량은 국고채 3·5·10년 지표물을 포함한 3조 원으로, 하루 시행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장 마감 뒤에는 기재부의 10월 국고채 발행계획과 한은의 통화안정증권 발행 계획이 나온다.

간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8.75포인트(1.88%) 오른 29,683.7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1.75포인트(1.97%) 상승한 3,719.0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22.13포인트(2.05%) 오른 11,051.64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1,423.00원에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439.90원) 대비 16.15원 내린 셈이다.(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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