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는 기대가 일면서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시장 예상과 달리 베이비스텝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됐다. 영국이 감세안을 전격 철회하면서 위험선호 심리도 되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4.05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44.690엔보다 0.636엔(0.44%)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0.99910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0.98285달러보다 0.01625달러(1.65%)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3.90엔을 기록, 전장 142.17엔보다 1.73엔(1.2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11.629보다 1.34% 하락한 110.136을 기록했다.





<파운드- 달러 환율의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 인덱스가 110.032를 기록하는 등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였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28일 한때 114.787을 찍으며 20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뒤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중앙은행(RBA)이 베이비스텝 (25bp )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 난 것으로 풀이됐다. RBA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2.35%였던 기준금리를 2.60%로 베이비스텝 (25bp )인상했다. RBA가 '빅스텝(50bp)' 인상을 중단한 점은 의외였다. RBA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후 넉 달 연속 50bp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RBA는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폭을 줄였다.

시장은 해당 소식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며 반색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이날도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갔지만 더는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는 이날 40년 만에 최고치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리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은 많은 미국인의 경제에 고통을 야기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위험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베타 통화인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한때 1.14258달러에 거래되는 등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철회한 데 따른 안도랠리를 이어갔다. 영국 리즈 트러스 신임 내각은 전날 호기롭게 제시했던 대대적 감세안을 전격 철회하면서 시장의 압력에 굴복했다. 파운드화는 이날 뉴욕환시에서 1.35% 상승한 1.14750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도 한때 0.99995달러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패리티 환율 회복을 시도했다. 위험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봤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때 5%를 넘겨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일본 엔화도 모처럼 약세 흐름을 되돌렸다.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세에 주목하면서다. 전날 한때 달러-엔 환율이 145엔을 돌파하면서 외환 당국에 대한 경계감도 다시 강화됐다. 스즈키 준이치 일본 재무상은 전날 과도한 엔화 움직임이 지속되면 '과단성 있는'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역외 위안화도 큰 폭으로 절상됐다. 역외 위안화는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7.2674위안까지 기록한 뒤 이날 뉴욕환시에서 7.03위안 언저리에서 호가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고베타 통화인 위안화에 대한 투자가 강화된 영향을 풀이됐다.

코페이의 전략가인 카를 샤모타는 "호주 중앙은행(RBA)의 예상보다 작은 폭의 깜짝 금리 인상으로 금융 시장 전반에 걸쳐 금리 전망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것은 전 세계 시장 참가자들의 탄광에 일종의 '카나리아 효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 사람들은 연준과 다른 중앙 은행에서 기대하는 금리 인상 수준을 낮추고 있으며, 이는 달러화에서 위험에 민감한 (고베타) 자산으로의 전환을 아주 설득력 있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MUFG의 분석가들은 미 달러화의 하락은 미국 수익률의 급격한 하락에 동조했다"면서 " 이 두 개의 움직임이 위험 자산과 고베타 통화에 절실히 필요한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달러와 미국채 수익률의 움직임은 연준이 금리 인상 주기의 마지막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강화된 안도감을 부분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준의 내년도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연 4.75%에서 4.39%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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