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제일기획이 최근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2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평가에서 통합 'A(우수)'등급을 받아 화제가 됐다.

지난해 B+에서 한 계단 올라간 성적이다. 환경부문이 C에서 B+로, 지배구조가 B+에서 A로 한 단계씩 상향 조정되며 통합 점수를 끌어올렸다.

특정 부문이 아닌 통합 A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광고업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해 경쟁사인 이노션이 업계 최초로 받았고 올해는 제일기획이 유일하다.

한국ESG기준원(KCGS)이 24일 발표한 2022년 ESG등급
한국ESG기준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올해는 KCGS가 글로벌 기준에 맞춰 평가 기준을 개정하며 다수의 기업이 등급 하락을 겪었다. 제일기획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등급 상승을 이룬 셈이다.

이를 두고 그만큼 ESG경영이 잘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광고업계는 상대적으로 ESG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이었다. 대다수 업종의 기업들이 경쟁하듯 ESG경영을 선포하고 나서는 동안에도 광고업계만큼은 다소 시큰둥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2020년 주요 광고사들은 환경 부문에서 일제히 'D'를 받았다. 탄소중립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철저히 실천해야 하는 제조업과 달리 업종 특성상 환경·사회와의 접점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제일기획 역시 사실상 지난해부터 ESG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반적 재계 분위기는 물론, 삼성그룹 상장사들이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그룹 차원의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에 ESG경영이 빠르게 뿌리내리는데 기여한 숨은 공신이 있다.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정홍구 부사장이다.

제일기획이 ESG경영을 본격화하기로 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ESG사무국을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사무국장 자리에 정 부사장을 앉혔다.

정홍구 제일기획 CFO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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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CFO와 ESG는 서로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곳간지기로 불리는 CFO는 기업의 '돈'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필요 자금을 조달해오고 각종 재무 지표를 건전하게 관리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반면 환경(E)·사회(S)·지배구조(G)는 '비재무적' 요소다.

하지만 최근 투자 의사결정에 ESG를 반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양측간 연결고리가 생겼다. ESG가 투자 유치를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핵심 지표로 급부상했다는 의미다.

C레벨 임원인 CFO에게 ESG 총괄을 맡긴 건 보다 책임감 있게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사무국을 중심으로 ESG 조직을 꾸려 CFO에게 힘을 실어줬다. 각 부문별 주관부서를 뒀고 20여 개 팀이 수시로 협력해 관련 활동을 펼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제일기획은 분기별로 한 차례씩 정례회의를 열고 ESG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이 같은 지속가능 경영체제가 이번에 지배구조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환경부문 역시 100곳에 가까운 협력사와 친환경 실천 협약을 체결하고 광고 촬영장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회사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는 상황 속에서 EGS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ESG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기업금융부 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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