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미국의 고용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민간고용이 예상치를 웃돈 데 따른 경계감도 강화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3.35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2.680엔보다 0.670엔(0.5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5216달러에 움직여,전장 가격인 1.06020달러보다 0.00804달러(0.7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0.29엔을 기록, 전장 140.68엔보다 0.39엔(0.2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4.252보다 0.84% 상승한 105.128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이날 발표된 미국의 작년 말 민간부문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큰 폭을 웃돌면서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다. 연준의 매파적인 행보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직전 달보다 23만5천 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5만3천 명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12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치인 12만7천 명에 비해서도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제 시장은 오는 6일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고용보고서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호전될 경우 매파적인 연준의 입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여서다.

시장은 12월 비농업 취업자 수가 전월 대비 20만 명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1월보다 둔화한 것이지만 여전히 탄탄한 수준이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대비 5.0% 상승하고 실업률은 3.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월치(5.1%, 3.7%)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준 관계자들도 매파적인 행보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있어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가진 개막사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역풍은 인플레이션이다. 그것은 이곳 미국에서도 너무 높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준에서도 가장 매파적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되레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불러드 총재는 CFA소사이어티세인트루이스가 주최한 행사에서 '2023년 디스인플레이션 전망'을 발표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로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본 연준은 매파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 연준은 12월 FOMC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폭을 75bp에서 50bp로 축소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진압에 대한 결기를 다시 한번 다졌다.

지난 12월 13~1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대체로 입수되는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인 하락 경로에 있다는 확신을 제공할 때까지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연준은 통화정책 변경을 의미하는 피벗(pivot)에 대한 섣부른 기대도 차단했다.

위원들은 금융시장의 '부적절한(unwarranted) 완화'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물가안정 노력을 해칠 수 있는 섣부른 정책 변경을 경계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연준의 매파적인 입장에 먼저 반응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 대비 6bp 이상 오른 3.749%에 호가됐다.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도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에 동조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한때 133.672엔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올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금융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달러-엔 환율을 밀어 올렸다.

구로다 총재는 전날 한 행사에서 "일본은행은 경제를 확실히 지지하고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형태로 물가안정 목표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금융완화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향후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근원 물가'에 좀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신선식품만을 제외한 '근원 물가'를 주요 지표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우려도 깊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중증환자·사망자 축소 문제를 지적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은 이날 코로나19 공식 사망자 수가 5천259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이 긴급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올해 최소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

DRW 트래이딩의 전략가인 로우 브라이언은 "연준의 입장에서 고용과 임금 지표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움직임이 하나의 지표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발표되는지표는 모자이크에서 더 많은 타일을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다음 달에 금리를 50bp 인상하는 데는 기대 인플레이션이나 임금 상승세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특별한 뭔가"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연준 위원들이 이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고려하고 있는 데 따라 좀더 점진적인 조치인 25bp 수준의 금리 인상을 선호할 것이라고 이유에서다.

UBS의 전략가인 제임스 말콤은 "우리는 (일본의) 수익률통제정책(YCC)를 떠나는 중이다"면서 "그건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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