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저평가 원인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 아니냐는 의견을 주곤 하는데, 기관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면 그 부분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문제의 원인은 주주환원입니다"
골드만삭스, KKR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굵직한 매각과 인수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시, 특히 국내 은행주 저평가 원인을 이렇게 꼽았다.

대만, 싱가포르보다 저평가되는 밸류에이션, 실적과 무관하게 낮은 배당, 준수한 자본 적정성 등 이 모든 걸 고려했을 때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환원을 '의지의 문제'로 봤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부차적 문제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난 10일 여의도 IFC 빌딩에서 개최한 '국내 은행주 캠페인' 간담회는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 등 금융업 종사자들이 고루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체질을 개선에 성공했던 얼라인파트너스가 은행주를 향해 포문을 열자 관심이 폭발한 것이다,
그동안 기업을 향한 자산운용사들의 주주환원 요구는 많이 있었지만, 실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자 이 대표는 물론, 회사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이 대표는 골드만삭스에서 삼성 에버랜드 소수지분 매각 프로젝트,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 자문 등의 과정에 참여하며 자본시장의 현실을 배웠다. 2012년, KKR이 서울사무소를 개설할 당시 창립 멤버로 참여한 그는 오비맥주 매각을 시작으로수조원 규모의 빅딜을 다뤘다. 자본을 직접 투입해 기업을 인수하고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경험은 그가 생각한 가치투자의 토대가 됐다.

그런 이 대표는 최근 국내 은행주 밸류에이션이 해외와 비교할 때 상당히 낮게 책정돼 있는데 집중했다. 대출자산(RWA)이 과도하게 성장하고 있어 배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투입되는 자본을 배당으로 전환한다면 자본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5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얼라인의 분석 결과다.

여기에서 최소 환원 비율은 주주의 돈을 빌린 기본적인 이자로 생각해야 하며 주주들의 투자금은 '공짜 돈'이 아니라는 점을 이 대표는 명확히 했다. 규제산업이라는 은행 특성상 배당 여력을 높이지 못할 수 있지만, 강제로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기보다는 은행 역시 적정 대가를 치를 필요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설령, 제시한 수준에 미치지 못해도 합당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 주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충당금 적립으로 배당을 피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창환 대표는 "더 보수적으로 쌓는 건 불만이 없다", 배당 성향 등을 높이다 인수·합병(M&A)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은행 주가순이익비율(PER)이 3배 정도 되는데, 3배 이하는 M&A할 자격이 없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가까이 (인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비용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된다"고 대답하는 등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이후 추가적인 캠페인 활동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후 운동 대상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며 "유독 저평가된 섹터가 있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추후 캠페인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융부 정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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