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연휴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일부를 변경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조절론도 힘을 얻고 있다. 오는 16일은 마틴 루서킹 주니어 데이로 뉴욕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27.88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29.190엔보다 1.303엔(1.0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831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510달러보다 0.00200달러(0.18%)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8.52엔을 기록, 전장 140.20엔보다 1.68엔(1.20%)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212보다 0.05% 하락한 102.158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1.67%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엔 환율이 한때 127.430엔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화 가치가 추가로 약진했다는 의미다. 일본국채(JGB)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엔화 강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일본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5거래일째 BOJ가 제시한 상단인 0.5%를 웃돌았다. BOJ는 0.5% 상단을 방어하고자 이날 긴급 국채매입에 나섰지만 10년물 금리의 상승은 지속됐다. 10년물 금리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0.5%를 웃돌았다. 이날은 오전 한때 0.5598%까지 올랐으나 BOJ가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서면서 상승 폭을 일부 줄였다.

BOJ가 오는 17~18일로 예정된 금융정책 회의를 통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일부를 수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JGB 금리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은 BOJ가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을 수정하는 등 채권시장의 수익률 왜곡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추가적인 조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거세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도쿄지역의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4% 상승해 거의 4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시간대는 이날 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64.6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2월 기록한 확정치 59.7에서 높아진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60.7도 웃돈 것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1월 소비자기대지수 예비치는 62.0으로 전달 기록한 59.9보다 상승했다.

1월 현재 경제 여건 지수 예비치는 68.6으로 전달의 59.4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폭 반등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 예비치는 4.0%로 전월의 4.4%에서 하락했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다만 팬데믹 이전 2년간 기록한 2.3%~3.0% 수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 예비치는 3.0%로 전월의 2.9%에서 소폭 상승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 18개월 중 17개월은 2.9%~3.1% 범위에 머물렀다. 이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2년간 보인 2.2%~2.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에 앞서 전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의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 가운데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하는 인물도 늘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25bp로 금리 인상 폭을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주말을 앞두고 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 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한 데 따라 오버나잇 리스크를 의식한 차익실현 매물 등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오는 16일 휴장을 앞두고 일부 트레이더들이 포지션을 중립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갔다는 소식도 유로화 약세의 빌미가 됐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지난해 11월 무역수지 적자가 117억 유로를 기록했다. 지난해 1~11월 유로존 무역수지는 3천51억 유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1천250억 유로 흑자를 낸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는 지난해 1.9% 성장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도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새 5번째로 높은 성장세다. 독일 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동시에 급등한 데 따른 쇼크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선방했다.

유로존 지난해 11월 산업생산도 전월대비 1.0% 증가하는 등 선방했다. 이는 직전월 수정치 1.9%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자본재 및 중간재 생산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바클레이즈의 분석가들은 "BOJ가 통화정책을 추가로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본 엔화를 2.7%나 절상시켰지만, 반응이 두 배는 더 증폭될 위험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미국의 12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이) 2월에 25bp 인상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경고했다.

노디아의 분석가인 얀 폰 게리히는 "일본은 저금리최후의 보루였으며 그들이 방향을 바꾸면 엄청난 일이다"면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에릭 스투르자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에릭 밴래스는 "시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너무 낙관적이다"면서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번째 요점은 주식 시장이 급격한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 시장이 연말에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기대한다면 그것도 논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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