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 순자산 5조 돌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순자산 5조 원의 의미는 남다르다. ETF 시장이 형성된 이래 5조 원을 웃돈 상품은 2002년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ETF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그 벽을 20년 만에 미래에셋운용이 깼다. 지난 3일 기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의 순자산은 5조1천908억 원. 5조 원을 웃돈 '유이'한 ETF가 되면서 KODEX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CD금리 ETF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100조 원대의 머니마켓펀드(MMF) 시장 내 일부 수요를 흡수한다면, 금리형 대표 상품을 넘어 국내 대표 ETF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남기 대표는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투자 관성이 작용해 투자자들이 CD 금리 ETF에 투자하는 걸 주저한 것 같았다"며 "이제 순자산이 조를 넘어서니 상품이 괜찮다는 인식이 마련되면서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속 승진한 그는 미래에셋 ETF의 사실상 얼굴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91일물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하루마다 확정적으로 이자를 수취할 수 있어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다.

작년 자산 시장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CD금리 ETF로 향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CD금리가 작년 11월 4.03%까지 상승하는 등 고금리 메리트가 부각된 점도 한몫했다.

김남기 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한때 CD금리가 4%를 웃돌았다"며 "여전히 투자자들은 파킹 통장을 찾고 있다. 지난 1월 4조 달성에 이어 이번 달 5조 원을 넘어섰고, 지금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CD금리 ETF는 미래에셋운용 계열사였던 호주 베타셰어즈의 'High Interest Cash' ETF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상품이다.

은행과 약정을 맺어 하루만 맡겨도 예금 금리를 주는 ETF인데, 당시 국내엔 이와 같은 상품이 없어 수요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남기 대표는 "우리나라는 펀드에 예금을 100% 편입하지 못해 합성 ETF로 (상품 개발을) 시도했다"며 "당시에는 KOFR도 없었고, 코리보 금리는 활성화되지 않아 CD 금리 91일물을 추종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고 이자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MMF와 비슷하나, CD금리 ETF는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자금 유입 및 금리 변동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수익률이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는 MMF와는 달리, CD금리 ETF는 CD금리대로 이자를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예측 가능성에서 강점을 지닌다.

가령, 시중금리가 3%였다가 5%로 상승할 경우 MMF 역시 5%짜리 새로운 채권을 사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존 채권을 파는 데 손실이 발생한다면 MMF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다.

반대로 5%에서 3%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기존 MMF 수익률인 5%를 수취하고자 자금이 모일 수 있다. 그때 시중 채권(3%)을 새로 사들여야 해 평균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김남기 대표는 "수익률 차원에서는 그때 상황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CD금리가 높다"며 "MMF는 현금성 자산 비중 및 만기 유지 등 운용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메리트에 힘입어 성장한 CD금리 ETF라지만, 금리가 다시 하락해도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남기 대표는 "주식이 다시 강세를 띤다면 주식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CD금리 ETF를 살 수 있는 대기 자금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며 "단기자금 시장은 100조 원이 넘는다. 일부만 차지하더라도 큰 규모라는 점에서 성장 포텐셜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후에도 미래에셋운용은 CD금리 ETF와 같은 투자 수단을 마련해 장기 투자 문화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김남기 대표는 "미래에셋운용은 투자 철학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로, 그 철학은 글로벌 우량 자산에 저비용 장기 투자하는 것"이라며 "작년 크게 조정받았다가 연초에 다시 회복해 많은 투자자가 연금 계좌 등으로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가 회복해 저비용, 장기 투자에 확신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이에 적합한 상품을 계속 발굴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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